이근자 베스트아동지역센터장 인터뷰
정서지원·지역연계 등 5개분야 활동 … "하루하루 변하는 모습 뿌듯"
"세상에 나쁜 아이가 어디 있어요. 아이들은 다 착해요. 다만 환경이 좋지 못해서 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에요."

이근자(사진) 베스트아동지역센터장은 지난 2008년 6월 남동구 구월4동에 아동센터를 설립했다.

유치원 교사로 9년, 원장으로 12년 등 20년 넘게 아이들과 함께했던 그였다.

당시 이 센터장의 머릿속엔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는 그런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 결과 아동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에게 보호, 교육, 문화, 정서지원, 지역연계 등 5개 분야에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에 있는 아이들이나 한부모 가정, 맞벌이부부 등의 자녀들이 주로 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보니, 하루아침에 성과가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알게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어우러져 가면서 아동 10명중에 1명이라도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제자매처럼 잘 지내고 서로 좋은 영향을 미쳐 밝게 변해가는 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전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센터장도 사람이기에 아이들을 돌보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저번에는 한 아이가 센터에서 배우는 게 없고, 자신만 집에 늦게 보내준다며 그만두고 싶다고 엄마한테 말한 적이 있었다"며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아이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 정말 눈물 나게 서러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이 센터장은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었던 내 마음을 몰라준 아이에게 섭섭함을 느꼈지만 내 욕심만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면 안 되겠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아동센터가 지역에 꼭 필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아동센터는 비행청소년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의 마지막 저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아이들을 탈선하지 않게 도와주고, 부모가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