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개봉한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다음 침공은 어디?(where to invade next)>는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상상'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12월에 13번째 월급을 받고 병가나 육아 휴직 등의 법정 유급휴가를 제외한 연차휴가만 4주인 이탈리아, 2시에 퇴근해서 애인과 커피를 마시는 독일, 대학교육비가 들지 않는 프랑스(외 유럽국가), 마약을 범죄행위로 규정하지 않는 대신 관련 복지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한 포르투갈, 여성의 권리 투쟁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튀니지 등이 다큐에 등장한다.
'좋은 나라'의 실질적인 정책과 '더 나은 삶'에 대한 인식수준을 보며 '현타'가 왔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내가 사는 곳이 살만한 국가이기를 바랐고 더 나은 삶을 꿈꿨으나 어떤 사회적 조건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고 상상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유급휴가가 거의 없고 그것을 미처 다 쓰지도 못하며 육아휴직을 할 때에는 퇴사를 고려하며 겨우 쓰는 현실일지라도, 공휴일이 모두 법정 유급휴가로 취급받는 것은 물론 출산휴가를 22개월 동안 유급휴가로 받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미래를 상상하는 순간 '나은 삶'의 기준은 완전히 달라진다.
구체적 상상은 힘이 있다. 좋은 삶에 대한 실질적 사례를 탐색하고 향하고 그런 미래의 '나'의 삶을 위해 '우리'를 안고 가야 하는 것. 이러한 '구체적' 상상은 우리를 '덜 나쁜'이 아니라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가게 하지는 않을지. '좋은'을 경신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멋진 삶에 대한 치밀한 상상으로부터 가능할지도 모른다. #다음침공은어디 #살만한삶 #상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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