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어쩌면 가장 우리가 소홀했던 존재는 '가족'일지도 모른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에 어쩌면 가장 소홀했을 지도 모른다.

인천시 남구 '영화공간 주안'에서 최근 개봉한 <이별까지 7일>은 가족의 소중함을 따뜻하고 사려깊은 시선으로 풀어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게 만든다.

일본의 젊은 천재감독 이시이 유야 감독의 신작인 영화는 죽음을 앞두고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와 남은 가족들의 간절한 일주일을 그린 이야기로, 이시이 유야 감독 특유의 연출로 이별을 앞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건망증이 심해지는 엄마 레이코(하라다 미에코)를 보며 가족들은 모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히 건망증이 좀 유별나다고만 믿는다. 하지만 점점 증세가 심각해지자 가족들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갑작스레 받는 뇌종양 판정. 말기 뇌종양.

앞으로 1주일 밖에 살지 못하는 엄마. 가족 모두 할 말을 잃고 장남인 코스케(쓰마부키 사토시)는 엄마를 치료해보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사업 실패 후 사채 빚에 시달리며 무력해진 아버지와 철없는 대학생 남동생 슌페이(이케마쓰 소스케), 속내를 털어놓기 어렵게 차갑기만 한 아내까지, 그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영화의 원래 제목은 <우리들의 가족>.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별까지 7일'이라는 한글 제목이 죽음을 앞둔 엄마와 그녀를 보내야 하는 가족의 슬픈 헤어짐을 주목하게 만들지만, 막상 영화는 원래 제목이 말하듯 엄마의 시한부 선고 이후 가족들의 변화에 주목한다.

엄마의 죽음이 아니었으면 꺼내치 못했을 가족들의 진심들이 카메라에 담긴다. 가족의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킹이 잔잔하지만 뭉클하게 다가온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