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필지 92만6952㎡ 역대 최고가 … 입찰보증금만 1000억원
인천지법 내달 10일 1회차 진행

감정가격 1조원이 넘는 송도대우자동차판매 터가 법원경매시장에 나오면서 '사상 최고가'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동춘동 일대 옛 송도대우차판매 부지와 인천도시계획시설(송도유원지 테마파크 조성사업지) 부지 등 25개 필지, 92만6952㎡가 감정가 1조481억원에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 1조원이 넘는 물건이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법원경매 역대 최고가는 2007년 경매에 나왔다가 취하된 서울 중구 을지로 청대문빌딩(구 프레야타운)으로 당시 감정가는 4418억원이었다.

경매에 나온 25필지는 다음 달 10일 인천지방법원에서 1회차 경매가 진행된다. 감정가격이 높아 경매진행 비용이 5억원, 1회차 경매에 대한 입찰보증금만 1000억원에 달한다.

이 땅은 옛 대우차판매의 잔존 법인인 대우송도개발㈜ 소유로, 그동안 송도 테마파크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사업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무산되면서 담보채권자인 PIA송도개발유한회사가 지난 6월 법원에 대우송도개발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부지에 대한 경매를 신청하면서 이번에 기일이 잡혔다.

대우송도개발은 지난 7월 말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아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PIA송도개발(유)의 청구액은 805억원이다. 등기부등본 상 채권액은 1264억원이다. 등기부등본 상 총 채권액은 1조1875억원이다.

근저당권자는 1순위 한국산업은행과 동양종금, 우리은행, SC은행, 농협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다수 금융기관들이다. 25개 필지는 당초 자연녹지지역과 공원 등으로 돼 있었으나, 인천시의 개발사업 인가로 용도가 상향 변경됐다.

감정평가는 도시개발 인허가 효력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그러나 도시개발사업 시행 기간 만기가 다음 달 31일이고, 인천도시계획시설 사업 준공 예정일 역시 다음 달 31일이어서 상황에 따라 토지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두 건 모두 사업 기간 종료 후 사업인과 허가권자인 인천시가 사업 기간 연장을 불허하거나 사업인·허가 취소 등의 사유가 있으면 종전 용도로 환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용도가 환원되면 낙찰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대부분 채권을 가진 근저당권자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지옥션 측은 내다봤다.

지지옥션 한 관계자는 "감정가 기준 3.3㎡당 평균 37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송도국제도시와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부동산개발회사 등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치동 기자 air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