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원 목사 인터뷰
13여년간 마약중독자 치료·자활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 운영
"여기 있는 사람들이 마약에 중독됐던 사람들이라면 믿으시겠어요. 이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신용원 목사(50·사진)는 지난 1997년부터 약 17년간 마약류 중독자들이 마약을 끊고 재기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 왔다.

신 목사는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이 아마 예비된 소명이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홀어머니 아래서 법관을 꿈꾸며 살아왔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없고 가난하다"며 손가락질 받았던 이후 인생은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폭력조직에 몸담은 뒤 본드부터 대마초, 필로폰 등 각종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지난 1994년 조계종 폭력 사태로 지명수배를 당해 기도원에 몸을 숨기면서 그는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종교적인 계기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범죄와의 악연을 끊고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1997년 마약류 중독자 자조 모임을 시작으로 현재 법무부 교정의원 활동하는 신 목사는 마약 중독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전국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고 찾고 있다.

신 목사는 "알콜 중독, 성 중독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느끼지만 마약 중독은 '약쟁이'라는 낙인이 먼저 붙는다"며 "마약에 중독된 경험과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마약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사업도 진행했다. 지난 2002년 '소망을 나누는 떡집'부터 현재 '보리떡 다섯 개 떡 공장'까지 사업을 시도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신 목사는 "약쟁이들이 만든 식품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허다하다"며 "결국 사회의 편견은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빚만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만 둘 수 없다.

신 목사는 "마약 재소자들이 출소하면 인간 관계가 단절된 상태"라며 "직업을 가질 수 없고 이로 인한 경제적 파탄은 또 다시 마약에 손을 대게 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어려움이 닥쳐도 13여년이 넘게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그는 "국내 마약 중독자의 치료·자활 공동체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유일하다"며 "마약 중독자들의 사회 복귀 장애물이 많은데 그들이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약 중독자들을 흉악범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선택에 의한 결과지만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보다 그들이 다시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정아 기자 yja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