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남북동 주민"정신적 지주 … 보호를"도로건설 관계자"법 저촉 … 옮겨 심어야"

도로중앙 은행나무 있어야 하나 사라져야하나.
인천시 중구 남북동 584-2에 소재한 용유중학교 정문 옆을 지나는 도로 중앙에 큰 은행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 나무는 원래 개인소유 주택 마당에 있었으나 용유도의 북측유수지와 남측유수지 간 4차선 도로가 신설되면서 주택이 수용되는 바람에 도로 중앙에 남게 됐다.
지난봄부터 도로건설 관계자와 주민들은 이 나무의 처리를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 왔다.
주민들은 "수령이 오래되고 조상대대로 귀히 여겨온 나무인 만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 노인들은 "나무의 수령이 100년 정도 된다. 이 나무는 마을의 안녕을 유지하고 재난을 막아주는 신성한 존재로 인식돼 조상대대로 귀히 여겨 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마을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나무를 도로 건설 때문에 없애버린다는 것은 편의 행정이자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도로건설 관계자들은 "도로설치법에 저촉되고 교통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나무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6개월 이상 의견차이로 대립한 나무의 처리 문제는 다른 곳으로 이식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식 장소를 결정하지 못한 탓에 나무는 계속 위태롭게 도로 가운데에 서 있어 교통사고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올 연말에 도로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정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