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상 思
이 세상에는 약 68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그 중 한반도에는 7천400여만명이 남북으로 나뉘어져 살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옹다옹 다투며 살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대체로 사람들의 질(質)은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의 질은 가장 좋은 특질이다.

특질은 자기를 희생해 조국과 민족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위대한 분들이다.

하나님의 외아들이면서도 인류의 죄를 대신해 목숨을 바친 예수 그리스도. 왕자의 몸이면서도 인간과 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고행의 길을 걸었던 석가. 온갖 쾌락을 멀리한 채 유학을 정리하고 후배 양성의 길만을 걸었던 공자. "악법도 법이다"고 정의를 내리고 청소년 교육에만 일생을 바친 소크라테스.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했으나 온갖 명예를 마다한 채 아프리카의 무지하고 몽매한 식인종들을 위해 일생
동안 봉사로 일관한 슈바이처.

열여섯 살의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빼앗기고 온갖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포들의 행복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대한독립 만세"를 소리 높여 외치다 잔악한 일제에 목숨을 빼앗긴 유관순 열사.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수 많은 부하들을 살려 낸 강제구 소령 등이 특질의 인간이다.

둘째는 양질이다.

옆 사람이 힘들어 할 때 도와주는 사람, 이웃이 병들고 배고플 때 함께 나누어주고 거들어 주는 사람, 질서를 지키고 자리를 양보해 주는 사람, 겸손하고 염치를 아는 사람들이 양질의 사람이다.

셋째는 범질의 사람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사람들이다. 내 의무와 책임을 스스로 완수는 하되 나는 나이고, 남은 남이다는 생각으로 자기 본위로 사는 사람이 범질의 사람이다.

네 번째는 저질의 사람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 더럽고 추하게 사는 사람, 질서 안 지키고 아무 데나 침 뱉고 휴지 버리는 사람, 한 마디로 덜 떨어진 사람이 저질이다.

다섯 번째는 악질인 사람이다.

남이 싫다는데도 억지로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 사기, 강간, 강도, 폭행 등 온갖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사람…. 다시 말해 같이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악질이다.

우리는 다섯 가지 종류의 인간의 질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다. 21세기의 주역인 우리 청소년들은 과연 어떤 질의 인간이 되어야 할까. 자기가 어느 종류의 질에 해당 하는지, 앞으로 어느 종류의 인간이 되어야 할 지, 그것은 각자의 자유이다.

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와의 싸움, 이웃과의 싸움에서 쟁취하는 것이다.

값진 자유는 힘든 싸움을 통해 쟁취하는 것이다. 온갖 욕망과 유혹으로 가득찬 이 세상을 살아 나갈 청소년들은 좋은 질의 인간이 되기 위해 값진 노력을 끝없이 계속해야 할 것이다.
 
/조봉휘 다섯가지 인간의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