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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지역기업인들과 함께 충남 당진의 모 기업에 견학을 갔다. 평택을 지나 당진에 들어서자 산업단지가 넓게 조성돼 있었고 그곳에는 이제 막 입주한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인천의 한 산업단지를 옮겨 놓은 것같이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천에서 보아왔던 기업들이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인천을 떠난다는 기사를 자주 보아 왔지만 이렇게 많은 줄은 실감하지 못했었다.

어쩌면 인구가 밀집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제조업 비중이 축소되는 것은 도시 성장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조업의 축소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한때 제조업이 40%를 넘었던 인천이 불과 10년도 안 돼 20%대로 축소되었다는 것은 미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체산업이 형성되기도 전에 너무 빠르게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일자리 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인천에서 기업들이 떠나가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공장부지 문제라 할 수 있다.

개발 붐으로 기존의 많은 공장부지가 재개발에 들어갔고 그 곳에 있던 수천개의 기업들이 낮은 보상비로 인천에서 공장부지를 찾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으며, 개발호재에 힘입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는 토지가격 또한 기업들의 이전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공장부지 가격의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지금 지역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공장부지 가격은 100만원 이하다. 그러나 지역에서 공급된 공장부지 가격은 싼 것이 최근 개발해 공급하는 검단일반산업단지로 200만원을 넘고 있으며, 그 밖의 기존 공장부지는 400만 원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두번째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공장부지 공급시기 문제이다.

검단신도시가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상이 실시되고 있고, 그 밖의 도시개발지역도 앞으로 1~3년 안에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인천의 공장부지 공급계획은 검단일반산업단지가 현재 제한적으로 분양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계획은 있지만 언제 공급될지 막연한 실정이다.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고민하고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방법이 없지 않다. 우선 인천에서 가장 저렴하게 공장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강화산업단지를 우선 개발해야 한다. 비록 교통이나 인력 등 입지조건이 우수하지는 못하지만 이미 분양중인 검단산업단지 등과 불과 30~40분 거리로 향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로 조성될 수 있다.

검단일반산업단지 중 개발 후순위로 밀려 있는 3단계 지역을 우선 개발할 필요가 있다. 검단 1·2·3단계 중 가장 저렴하게 조성할 수 있는 3단계를 우선 개발해 공급하는 것이 우선순위 상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울러 장기적 안목에서 인천의 미래 산업구조를 위해 제조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 것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시민적 공감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시화 과정 속에서 제조업의 축소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대체산업을 무엇으로 하며, 제조업의 축소를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제조업을 지나치게 빠르게 포기해 경제난과 실업난으로 고통을 겪는 도시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민태운 인천상공회의소프로젝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