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8가지 과일 '매콤달콤' 환상궁합생고기 넣은 김치찌개 얼큰·시원 맛 일품
▲식감도, 매운맛도 최고야 최고!

그냥 '뭉텅'하고 들어가는게 아니다.
말 그대로, 몰씬몰씬하면서도 탱탱하게 탄력있는 살 속으로, 어느 순간 이빨이 '쏙' 빠져 들어간다.
식감을 즐기며 씹다보면 달큰한 맛 뒤쪽으로 어느샌가 나타난 매운 맛이 등장, 혀를 물들인다.
무슨 음식이냐고?
그냥 보기엔 별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맛 하나 만큼은 끝내주는 오늘의 주인공 요리는 갈비찜이다.
보통 집에서 흔히들 먹는 갈비찜하고 똑같은 맛이라면 굳이 기름값 들이고 시간 내서 외출까지 하면서 먹을 일 없겠지만, 이 집 갈비찜은 매운(!) 놈이다.
다들 기억할 것이다.
한때는 매운 갈비찜집들이 유행처럼 숱하게 생겨나던 때도 있었다는 점을.
하지만 지금까지 남아서 이 요리를 우리에게 내놓은 음식점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
그렇다면, 아직까지 매운 갈비찜을 요리로 내놓는 집이라면, 뭔가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이 집 주인장 심병두(52) 사장이 말하는 비법은 소스와 삶기.
각각 특유의 매운 맛과, 씹는 입을 즐겁게 해 주는 식감을 책임져 주는 노하우다.
소스는 8가지 과일과 청양고추가 재료다.
맵기만 하면 먹기가 힘들기 때문에 청양고추(40%)에다 과일(60%) 맛을 보탠 건데, 믹서기로 갈아 만든 이 소스는 한달 이상 김치냉장고에서 숙성된다.
심 사장은 포도·배·키위·오렌지 같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과일들이 재료라면서도 그(4가지 과일) 이상은 말 못한단다.
손님들이 주문을 하면, 이 소스를 밑에 깐 뒤 보통 집에서 먹는 갈비와 똑같은 방식으로 미리 재웠다 일차로 조리해 둔 갈비를 위에 올린 뒤 전골처럼 끓이면서 먹을 수 있게 내놓는다.
특이하게도 이 가게는 매운 갈비찜 메뉴가 4가지 정도나 되는데, 매운 강도는 재료의 배합 비율과 소스의 양으로 조절한다고.
그만큼 소스 맛이 자리를 잡았다는 얘긴데, 단맛과 매운 맛을 더하고 빼고, 손님들 얘기를 반영하고 하면서 1년 조금 넘는 시간과 공이 들었단다.
매운 맛은 먹을 땐 괜찮지만 배가 꺼질 때쯤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매운 걸 잘 먹는 사람이라도 웬만하면 처음엔 보통 맛을 '경험'해 본 뒤 두번째부터 입맛대로 주문하길 권한다.
식감은 삶는 방법이 좌우하고, 고기의 질도 중요하다.
삶는 일은 콩나물, 무 등으로 미리 뽑아둔 야채 육수에 기본 양념으로 재운 갈비를 삶는데, 그 시간을 얼마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끓이는 용기와 불의 세기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집에선 30분 정도 끓인다"고 심 사장은 말했다.
고기는 주로 호주산을 쓴다.
어린 소의 갈비가 특히 씹는 맛이 좋은데 뼈에 붙은 갈빗살이 두껍지 않고, 비계 역시 얇은 게 특징이라는 게 그의 귀띔이다.
"우리 집에선 기본 양념을 재울 때도 쓰지만 고기를 부드럽게 해 주는 효과가 있는 키위즙을 조리 때 조금 넣으면 씹는 맛이 더 좋아진다"고도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쓰면 여린 살은 흐물흐물 녹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만 쓰라고 덧붙였다.
어쨌든 이집 매운 갈비찜은 인천으로 촬영을 오는 영화인들 사이에도 소문이 났다.
시민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 연안부두 쪽에서는 알게 모르게 영화 촬영이 자주 있는데, 근처 숙소에 묵게 되는 배우와 스태프들 사이에 이집 맛이 입소문을 탔고, 이제 이 근처에서 무슨 촬영이라도 있는 날이면 이 식당에서 기다리면 연예인들 얼굴도 볼 수 있다.
심 사장은 진짜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던 배우 이병헌과 너무 소탈하고 친근하게 대해 준 손현주, 변희봉씨가 제일 기억에 남는단다.

▲시원~하다! 돼지고기 김치찌개

이 집 김치찌개의 특징은 돼지고기를 넣었는데도 느끼하거나 비리지가 않다는 점이다.
조미료를 많이 쓰는 식당에서 만나기 쉬운 텁텁하고 진한 맛도 이 집에선 걱정할 일 없다.
"별다른 노하우가 없어요."
예상 외로 답이 너무 간단하다.
김치랑 고기만 맛있으면 된다가 정답 아닌가.
"우리 집에서 끓이면 누가 끓여도 똑같은 맛"이라는 심 사장 얘기엔 더 물을 말이 없다.
김치는 양념이 너무 많으면 끓였을 때 텁텁해지니까 이것 저것 넣지 않고 담근 걸 쓰고, 고기는 국내산 암퇘지의 A급 앞다리살을 쓴다.
얼린 게 아니라 생고기를 쓰고, 살에 붙은 비계는 껍데기를 떼내지 않은 걸 쓴다는 게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다.
뜨끈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 이집 매출의 50% 정도는 김치찌개가 올려주고 있다.

/글=송영휘·사진=정선식 기자 blog.itimes.co.kr/ywsong2002



이 음식들은 맛볼 수 있는 곳은 연안부두 근처의 '진국명국 24시 해장국·설렁탕' 집이다.

골목길 안에 있지만 일단 연안어시장까지 가면 찾기가 그리 어렵진 않다.

어시장에서 라이프비치맨션 아파트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눈에 들어오는 연안동사무소 직전 골목으로 우회전해 들어가 골프연습장을 지나자마자 왼쪽에 이 집이 있다.

연안부두 친수공간이나 연안·국제여객터미널쪽의 넓은 도로에서 접근하더라도 들어 골프연습장을 찾으면 쉽다.

골프연습장 밑 주차장이 있으니 차 대는 데 큰 걱정은 없지만 한창 바쁠 때는 피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나을 듯.

매운 맛 소갈비찜은 2만원~4만원, 김치찌개(통돼지 김치전골)는 1인분에 6천원이다.

뼈다귀해장국, 선지해장국, 동태찌개와 시골된장찌개는 5천원 한다.

6천원에 부대찌개와 황태전골을, 2만~2만5천원에 감자탕도 맛볼 수 있다.

문의 032-887-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