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물왕동 민물매운탕 전문'토담골'
겨울 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이 지나갔지만 날씨는 여전히 사람의 몸이 한기를 느낄 만큼 찬 기온이 잔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근래에 내린 백설이 아직 다 녹지 않고 이곳저곳에 잔설로 남아 있어 한껏 겨울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요즈음 경제사정이 어려워 적잖은 사람들이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식도락가들은 '맛'을 찾아 여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시흥시 물왕동.

비교적 작지 않은 멋스런 호수역할을 하는 농업용수 공급 목적의 저수지가 자리잡은 고즈넉한 마을.

지역 곳곳에 각종 품목(?)의 음식업소가 저마다 식신을 기다리며 성업 중인 다양한 먹을거리가 상존하는 '집음촌(集飮村)'이기도 한 이곳 158의 2.

그곳에는 전국에서 그 심오한 맛을 보기 위해 찾는다는 '참게 매운탕' 전문을 표방하는 '토담골(사장 김인환·주방장 이성금 부부)', 자칭 '하늘 아래 하나 뿐인 맛 집 참게 매운탕 전문'이 자리하고 있다.

남편은 사장이고 부인이 주방장인 부부가 운영하는 토담골의 대표 음식인 참게 매운탕은 말 그대로 영양이 가득한 보양식이다.

참게는 본래 저지방 고단백 성분을 지닌 식재료로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특히 특유의 독특한 향기와 함께 단백질 가운데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을 뿐 아니라 키토산·타우린·칼슘 등의 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잃은 입맛을 되찾아 주는 건강식.

언제 먹어도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지닌 이곳 참게 매운탕은 관광객들이 물왕호수를 찾았다가 곡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만난 뒤 그 맛에 반해 다시 방문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참게 매운탕은 본 재료인 토종 참게와 함께 시래기·새송이버섯·고추·무우·대파·미나리·깻잎·마늘·새우 등 13가지의 각종 양념류와 부재료를 냄비에 담아 토담 고유의 육수를 부어 15분간 푹 끓여 낸다.

매운탕은 시래기와 무우 그리고 깻잎과 고추 등을 골고루 깔고 고추장과 고추가루 등의 양념장이 본 재료인 참게에 배도록 센불 15분, 약한불 5분 동안 충분히 끓인 뒤 대파와 마늘 등의 보조 양념재료를 넣어 조리한다.

토담골은 특히 매운탕이 넉넉하게 끓기 전에 토종 우렁을 한움큼 넣어 식객들이 참게에서 느끼지 못하는 씹는 맛을 만끽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토담의 매운탕에는 질 좋은 토종 참게 재료가 맛의 원천이지만 그래도 그 특유의 맛을 내도록 하는데는 무엇보다도 '시래기'를 빼놓을 수 없다고.

토담에는 시래기를 널어 말리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시래기가 매운탕의 부재료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이다.

토담의 시래기는 맛이 좋은 무우의 푸른 잎, 일명 무청을 구해 한 차례 삶아 찬물로 우려낸 후 새끼 등으로 엮어 겨우내 밖에 노출시켜 찬 바람을 맞으며 결빙(얼음)과 해동(녹음)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시래기는 그늘에서 건조해야 나중에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비타민B와 C 등의 영양소 손실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조리 후 구수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양질의 시래기는 참게의 비릿한 향을 잡아 줄 뿐 아니라 육수와 어울려 매운탕 전체의 구수한 맛을 내는데는 최고의 부재료"라고 이성금(45) 주방장은 귀띔한다.

토담골 참게 매운탕의 인기 비결은 이러한 질 좋은 본·부재료에도 있지만 또다른 비결은 요리에 쓰이는 '물'에 있다는 전언이다.

"음식의 맛을 내는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불"이라고 단언하는 김인환(46) 사장은 그 가운데서도 물을 강조하며 "전 요리과정에 수돗물 대신 지하수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담골은 지하 180m와 150m를 뚫어 만든 두 개의 취수정에서 암반수를 채수해 전 요리과정에 쓰고 있다.

토담골은 참게 매운탕 이외에도 김 사장이 음식업 진출 초창기에 직접 개발해 내놓은 '메기찜' 요리도 일품이다.

메기찜도 역시 참게 매운탕 만큼 영양가가 높은 고단백 보양식 요리로 이곳 토담골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인기품목.

토담골은 물왕 저수지 안쪽 야트막한 동산을 뒤로 하고 자리한 부지 2천41㎡에 지상 2층 규모의 아늑한 공간이다.

김 사장 부부는 직접 요리를 하는 것 외에도 각종 요리 경연대회에 출전해 요리에 대한 지식도 넓히고 또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

김 사장 부부는 지난 2004년 처음 시흥시 맛자랑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후 2008 서울 국제음식 박람회 한국음식 대전에서 대회장상을받았고 전국 연(蓮) 요리 음식경연대회에도 나가 금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전국규모 대회에서 다섯차례에 걸쳐 입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가는 길은 토담골(031-403-5575)에 직접 문의하거나 수인산업도로(42호선 국도) 목감사거리에서 물왕저수지 방향이나 신천동에서 시흥시청 방면인 39호선 국도와 만나는 동서로 둔대사거리에서 좌회전해 물왕저수지로 가면 된다(약도 참조).

/시흥=김신섭기자blog.itimes.co.kr/sskim


인터뷰 / 김인환 사장

"멀리서 온 손님들 체인점 요청"



김 사장은 "본래부터 외식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서 였으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처음에 단돈 30만원으로 노점부터 시작해 7년만에 4평 규모의 작은 가게(점방)를 얻어 자리를 잡은 뒤 3년만에 10평으로 키웠어요. 그런데 앞집의 80평과 경쟁을 해야 했다"며 참으로 힘든 세월이었다고 지나온 과거를 회상했다.
김 사장은 이어 "그 10평의 슈퍼마켓을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5년만에 대형 슈퍼마켓으로 성장시킨 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지금의 토담골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정규과정을 통해 요리를 배우지 않은 '재야 요리사'라고 자칭하는 김 사장은 "지금은 제가 만든 메기찜이나 참게 매운탕을 먹기 위해 멀리 대구나 부산에서 일부러 올라 온다"며 "그 손님들이 그 곳에 체인점을 내라"고 강짜(?)를 부린다고.
앞으로 수도권에 15개 정도의 토담골 체인점을 내는 게 꿈이라는 김 사장은 "다음달 중에 하남에 개점할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누구나 희망한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장사꾼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만 체인점을 내 주겠다"고 전한다.
이는 김 사장이 20여년 동안 장사를 하며 겪은 '오기·끈기·집념·성취욕' 등 성공한 장사꾼 특유의 뚝심이 있어야지만 외식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시흥=김신섭기자(블로그)s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