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 쿤밍에서 펼치려고 했던 프로축구팀 인천 유나이티드FC(이하 인천utd)와 북한 월드컵 대표팀과의 남북 축구 첫 대결이 신문·방송의 사전 보도로 무위에 그쳤다.
섣부른 보도로 남북대결이 무산되는 데 결정적 원인 제공을 한 신문·방송이 오히려 인천utd 구단을 탓하고 있어 삐뚤어진 현실 언론매체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
특히 현장에 취재진을 보내지 못한 방송사는 한술 더떠 구단측에 경기 자체를 취소하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올해로 팀 창단 2돌을 맞는 신출내기 시민구단 인천utd의 겁없는 도전은 이처럼 신문·방송의 빗나간 특종 경쟁으로 빛이 바랬다.
민간 차원의 프로구단에서 처음 시도된 이번 친선경기는 분명, 남북 스포츠교류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수 있었다.
인천utd는 월드컵 조예선 3전 전패로 위기에 처한 북한팀을 돕기 위해, 극비리에 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대통령을 연상케 할 만큼 치밀한 작전을 펼쳤다.
15년 전 남북통일축구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는 안종복 인천utd 단장이 부상 선수를 제외한 선수 16명과 코칭스태프 전원을 이끌고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탔을 때, 이미 국내 언론은 북한 대표팀과의 만남이 있을 것으로 짐작은 했었다.
하지만 안 단장은 끝내 확답을 피한 채, 출발 하루 전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추진했지만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비행기가 이륙할 때까지 선수단에조차 북한팀과의 경기 사실을 비밀에 붙일 만큼 주도면밀했다.
흔히, 프로스포츠와 언론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 공생한다고 한다.
충분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면서까지 북한팀과의 친선경기를 성사시키려 애쓴 인천utd에 반해, 일부 언론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블로그)gunt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