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게 1월은 별다른 공식일정이 없는 휴식기지만 보좌진에게는 찬바람이 유난히 부는 시간이다. 스포츠의 스토브 리그처럼 프런트에 의해 재계약이냐 아니면 트레이드냐가 결정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17대 국회 개원 후 정기국회를 처음 치른 뒤 보좌관들을 평가하게 돼 의원실의 자리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어서 보좌진들이 좌불안석이다.
 개원 초 각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여·야가 장기간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각 의원들이 상임위에 배정되기 전에 보좌진을 구성, 상임위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보좌진이 다수 있는 것도 물갈이 폭이 커질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다 국회의원 3분의 2가 초선이다 보니 보좌진들도 ‘의원 모시기’가 어려워 자발적으로 의원실을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박사는 말할 것도 없고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보좌관이 영입되는 상황에서 4급 서기관 자리를 놓고 눈치 보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천지역 의원 중에는 열린우리당 홍미영(비례대표) 의원이 최근 보좌관 2명을 모두 교체했다. 홍 의원은 이번에 세무전문가인 신승근(38) 보좌관을 영입했다. 세무대와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을 졸업한 신 보좌관은 국세청 근무 경험이 있어 행자위에 소속한 여당 홍일점 홍 의원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보좌관은 여성위 활동을 고려, 여성전문가를 물색 중이다. 신 보좌관과 정범구 전 의원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성호(28) 비서관도 충원, 의원실 내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중·동·옹진의 한광원(우) 의원도 같은 회계법인에서 12년 간 함께 일한 김종현(39)씨를 새로운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농림해양수산위에 소속돼 있으며 예결위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회계전문가인 김 보좌관을 활용, 예산·결산 분야 전문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그동안 비서관으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였던 허인환(37)씨를 보좌관으로 승진시켰다. 인천대 행정대학원 출신으로 지방공무원 경험이 있고 국가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는 허 보좌관에게는 정책분야를 책임지도록 했다.
 재경위에 소속한 송영길(우·계양을) 의원도 최근 재경부 예산 계장을 지낸 재경부 서기관 경력의 이성로(59)씨를 보좌관으로 영입했다. 이 보좌관은 16대 하반기부터 재경위에서 활동한 송 의원과 수년간 함께 일한 사이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안영근(남구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연세대 사회학과 석사로 노동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인 고성원(33) 비서관을 보좌관으로 승진시키는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상대적으로 다선 의원이 많은 한나라당은 아직까지 보좌진 교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인천지역 한 두 의원실의 보좌진에 변화가 더 있을 것이라는 게 국회주변의 분석이다. /김기준기자 gjkim@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