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화단, 힘 합쳐야
올 한 해 인천 화단을 뜨겁게 달구었던 ‘초대작가회’의 분열과 내분이 지난 24일 극적인 합의를 통해 마무리됐다. 해를 넘길 듯하던 사태가 일단락됨에 따라 지역 미술계는 한숨 돌렸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인천미술인들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사)인천초대작가회’와 ‘(사)인천미협 초대작가회’로 양분된 채 전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았던 4개월 동안 인천 미술계는 ‘밥그릇 싸움’과 ‘이전투구’에 전념하는 집단으로 비쳐졌다. 물론 순수한 예술성마저 의심받아 왔다. 그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양측의 전면 합의는 새로운 환골탈태의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합의 이후 며칠간 미술계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앞으로 지역화단의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양측의 구성원들은 이번 합의에 기꺼이 동의하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한 번 터질 일이 터진 것이며, 이번에 확실히 마무리했어야 된다는 표정들이다.
결국 이번 타협안을 이끌어 낸 노희정 초대작가회 운영위원장과 최원복 인천미협 회장이 구성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명분은 ‘더이상 미술계가 양분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단 미술계가 단일화된 모습을 보인 뒤 내부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치유하자는 입장이다.
그동안 사태의 진전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입장에 공감할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양측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대화없이 감정만을 내세워 상대방을 비난했다. 외부에서는 화단의 이전투구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주시해 왔다. 지역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노 위원장과 최 회장은 이같은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제는 인천지역 미술인들이 행동으로 화합의 정신과 예술혼의 건재함을 입증해야 한다. 문화가 모든 사회의 리딩코드로 자리하고 있다. 문화계 또한 서로가 힙을 합쳐야 미래를 기약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조태현기자 choth@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