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이겨내는 교육
   인천남고등학교 교장 정수길
 
자연현상에서는 겨울의 모진 추위를 이겨내는 생물만이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식물의 경우 겨울을 무난하게 이겨낼 때 봄을 맞이하여 새싹을 돋게 하면서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겨울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는다면 그 생물은 자신의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무릇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보면 일부 학부모들은 자식들이 겨울을 견디도록 노력을 하는 교사들에게 심한 간섭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각을 단속하는 경우에 왜 그렇게 엄하게 하느냐고 항의를 한다. 과제를 내주어 검사하는 과정에서 교육적인 충고를 하면 왜 그렇게 여러 학생들 앞에서 면박을 주느냐고 역시 항의를 하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일선 현장에서는 오냐 오냐 교육이 강한 힘을 발휘하여 우리 자녀들을 점점 나약하게 만들어 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원숭이는 새끼를 두 마리 낳는 경우가 있는데 어미는 그 중 한 마리만을 보살피게 된다. 젖을 물리고 이를 잡아주면서 품안에서 키우는 것이다. 그런 새끼가 젖을 떼고 어미와 헤어지면 그 보호를 받던 원숭이 새끼는 며칠 못 가서 죽어버린다. 대신 어미의 보살핌마저 없는 상황에서 홀로 자란 원숭이 새끼가 거친 세파를 견디면서 자라게 되고 다시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언젠가 미국의 세인트 오거스틴 항구에 있었던 갈매기들이 모두 죽은 사건이 있었다. 생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그 갈매기들은 새우 잡이 배들이 정박을 하면 그 그물에 남아 있던 새우토막을 얻어먹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3천 척이나 되는 선박들이 새우 잡이 정박장을 옮겨버리게 되자 먹이를 구할 줄 모르는 갈매기들이 죽어버린 것이었다. 만약 그 갈매기들이 태어나자마자 먹이를 스스로 잡아먹는 훈련을 거쳤다면 그 갈매기들은 계속 살아남았을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의 원리에서 행해져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숙제를 대신해주는 어머니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잘못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선생님이 주의를 주거나 바르게 생활하도록 교육적인 꾸중을 하면 ‘왜 내 자식 기를 죽이느냐?’고 항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우리들은 얼마나 더 나약한 자녀들을 기를 것인가!
오늘날은 무한 경쟁에 들어서면서 국제화,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튼튼하게 살아남아서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또 낙오되지 않도록 인생에 대한 생활 훈련을 쌓아야 하는데 이런 교육적 간섭이라면 우리 자녀들은 점점 나약하게 되어 갈 것이다.
사랑이란 반드시 잘못을 눈감아 주고 감싸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학생들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고 때로는 꾸중은 물론 호되게 야단을 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랑스러운 자녀들이 국제무대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좀 더 강하게 교육을 시키는 풍토와 함께 교육에 관계되는 사람들이 모두 힘을 모아서 교육이 제대로 되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자녀들이 인생에 있어서 어려운 겨울을 견디어 내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우리 자녀들이 고난을 견디고 꿈을 이루는 봄을 맞이하여 인생의 향기를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며 그런 방향으로 우리는 교육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