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태계 선순환 이룰 시민 교육 준비해야

기대 수명 늘면서 여가 활동 비중 커져
지식 정보화 사회는 감성·창의력 중요
문화 예술 교육, 창조 사회 견인 등 효과
프랑스·영국·네덜란드, 관련 정책 추진

인천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 마련하고
교육·성과 공유 위한 전용 공간 확충해야
▲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로 지정받은 전주시 팔복예술공장은 예술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예술놀이터이다. /사진제공=전주문화재단
▲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로 지정받은 전주시 팔복예술공장은 예술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예술놀이터이다. /사진제공=전주문화재단

문화 향유 증진하는 문화 예술 교육 펼쳐야

삶의 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가치관이 급변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일상이 여가이고 개인화 현상이 강조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주된 양상이다. 일만큼 여가를 중시하는 균형 있는 삶을 영위하려는 행동 패턴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상회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기대 수명도 늘어나 시니어 세대의 노후 생활은 상당 부분 여가 활동이 차지하게 된다. 국내 1인 가구의 비율은 34.5% 수준으로 개인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노동 시간도 단축되고 있으며 가사에서 자유로워진 개인들은 취미 활동과 자기 계발,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주4일제가 도입된다면 개인의 여가 문화는 혁명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얀센은 지식 정보화 사회 이후는 감성과 창의력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사회, 곧 드림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얀센은 일과 여가의 경계도 점차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창의력이 일과 여가의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국가와 도시는 늘어난 여가 시간에 대비하고 질 높은 문화 활동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문화 예술 교육은 시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 활동을 가능케 하는 기초이다. 문화 예술 교육은 교육 참여가 곧 문화 예술 활동이므로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문화 예술 교육으로 개인의 감상 능력과 표현 능력이 증대하면 깊고 높은 수준의 문화 향유 활동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시민들은 삶의 질을 드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문화예술교육은 무수한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사진제공=인천연구원
▲ 문화예술교육은 무수한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사진제공=인천연구원

국가 주도의 예술 교육이 세계적 트렌드

문화 예술 교육은 세계 각국 문화 정책의 중심 분야이다. 문화 예술 교육은 문화 도시의 기초 토대를 형성하면서 창조 사회를 앞당기는 무수한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 교육은 조화로운 인격 완성의 계기가 된다. 동양에서는 예악(禮樂)을 인격 완성의 필수적 수련 분야로 중시해왔다. 예술 교육은 예술이 갖는 창조·감상·향수(享受)를 통하여 감각 능력이나 활동 능력을 기르며, 또한 예술만이 갖는 독특한 의미와 경험을 통하여 정서와 감성을 계발하고, 심미적 쾌감을 누리고 미적 가치를 판단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게 한다.

문화 예술 교육은 청소년의 창조성과 상상력, 자기성찰 능력을 자극할 수 있다. 입시와 취직을 목표로 한 지식·정보 전달 중심의 교육에서 감성 개발과 창의성 개발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고 서술하는 창작의 체험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

프랑스는 '문화예술교육헌장'을 제정하고 예술 교육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부와 문화부의 긴밀한 연계 체제 하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예술의 날' 행사와 통합 미술 수업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초·중·고등학교 예술의 날 행사는 학생들이 미술, 음악, 연극, 무용, 비디오 아트, 디지털 창작물 등 모든 형식의 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표현하며 배우는 과정을 공개하는 오픈 데이(Open day) 프로그램이다. '모든 학습은 미술에서 시작된다'는 기조에서 미술 교육을 통해 문화 예술 교육을 추진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미술가와 미술교사가 협력하는 통합 미술 수업을 진행한다. 강의와 실기, 전시까지 미술 전 과정에 대한 기초적 소양을 갖게 하고, 학생들이 이를 토대로 예술과 문화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영국의 예술 교육은 '창의적 파트너십(Creative Partnership)'으로 대표된다. 학교와 전문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창의력과 예술적 성취동기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환경과 계기를 촉진한다. 예술 교육 기획가는 최소 3년 이상 해당 학교의 교사 학생과 파트너십을 유지함으로써 교육 성과를 확인한다. 영국의 예술 교육 제도의 시사점은 기획자가 예술 교육 전반을 관리하여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문화교육전문센터는 학교와 문화예술 분야별 단체와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다. 출처=Mocca(모카) 누리집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문화교육전문센터는 학교와 문화예술 분야별 단체와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다. 출처=Mocca(모카) 누리집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독창적인 문화 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바우처 매니지먼트 암스테르담', 그리고 문화교육전문센터(Culture Education Expertise Centre) 운영이다. 바우처는 시민과 학생들의 문화 예술 교육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바우처에서 수령한 지원금은 암스테르담 문화교육전문센터(약칭 '모카' Mocca)의 교육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 센터는 학교와 문화 예술 분야별 단체와 협력하여 운영되며 교육 전문 기관으로 어린이들이 창의적으로 탐구하고 음악, 무용, 연극 등 예술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한다. '모카'는 초등부 학생들이 암스테르담 시내의 박물관과 콘서트,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암스테르담 문화버스(Cultural bus and boat)도 운영하고 있어 학생과 문화 시설, 문화 시설과 기관을 일상적으로 연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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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시 아난딸로아트센터의 오픈 스튜디오. 출처=아난딸로아트센터 누리집

문화도시를 향한 인천의 과제

인천시는 인천시가 보유한 항공·해양·물류 인프라 기능, 그리고 경제특구와 첨단 산업 기능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문화도시를 비전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 첩경은 문화예술교육도시를 구현하면서 고급문화 예술 레저 도시를 도시 발전의 전략 목표로 설정하여 추진해야 한다.

문화 예술 교육의 활성화는 도시의 문화 생태계를 선순환시키는 기초이자 핵심 사슬이다. 개인의 예술적 표현 능력이 자유로워지고 감상 능력이 증진되면 사회적 문화 예술 활동을 촉진하고 확장하는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 문화 예술 교육은 생활 문화 예술 활동을 활성화하고, 그 결과는 시민들의 문화 예술 동아리와 문화 예술 공동체의 형성을 촉진하며 문화 예술 교육 활동을 통해 문화 예술 교육 기관은 물론 문예회관과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의 사업이 연쇄적으로 촉진된다. 또한 문화 예술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 교육 전문 인력이 필요하므로 지역 내 문화예술 교육 전문 인력 양성을 촉진하고 유치 효과를 유발한다. 문화 예술 교육을 통한 문화 예술 기관의 연계 협력 강화, 지역 문화 자원을 활용한 문화 예술 교육 콘텐츠 개발 촉진 등 지역 문화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첫째, 생애주기별 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10~20대는 팝 공연, 음반, 영화 등 문화 상품 소비 중심으로, 30~40대는 캠핑, 체험형 여행 등 가족 중심 문화 소비 활동을, 50~60대는 악기와 실버 합창단·댄스와 같은 자기 계발형 문화 활동을 선호한다. 50~65세 시민들을 위해서는 생애 전환기에 필요한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여가 활동 촉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민들의 심미적 감수성 계발을 위한 문화 예술 교육 분야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둘째, 문화 예술 교육을 위한 전용 교육 공간의 확충이 시급하다.

문화 예술 교육은 인문 교양 교육과 달리 교육 기자재와 설비, 교육 공간, 성과 공유 공간이 필요하다. 기초 예술 분야인 미술과 조형 예술,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미디어 관련 교육을 위해서는 전용 스튜디오가 필수적이다.

문화 예술 전용 공간의 사례는 핀란드 헬싱키시에서 운영하는 아난딸로 아트센터( Annantalo Arts Centre)와 호주 멜버른 시에서 운영하는 아트플레이(ArtPlay), 국내 사례로는 '꿈꾸는 예술터'를 들 수 있다. 아난딸로아트센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 예술 기관이자 예술 교육 전용 시설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은 교육 시설, 전시장, 작업실로 사용되며 야외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아트플레이는 아동과 가족이 함께 예술과 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 예술 교육 전용 공간이다. '꿈꾸는 예술터'는 유휴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예술 교육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문체부가 지원하고 있다.

▲ 김창수 인하대 문화경영학전공 초빙교수
▲ 김창수 인하대 문화경영학전공 초빙교수

/김창수 인하대 문화경영학전공 초빙교수

/공동기획=인천일보·인천학회·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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