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은 지역의 '환경 파수꾼'이다. 오로지 인천에서, 인천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3년 11월 인천배달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했으니, 올해로 꼭 30년을 맞았다. 1996년 7월 인천녹색연합으로 바꾼 후 지금까지 1800여명의 회원과 더불어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매진한다.
인천녹색연합은 주로 지역 자연생태 곳곳의 가치를 기록하고 알리며, 야생동물과 그 서식지를 지키려고 애를 쓴다. 환경오염 현장 감시는 기본이고, 환경권을 실현하면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룬 사회를 그리려고 힘을 쏟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생태교육으로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자연을 살리는 먹을거리와 녹색생활 캠페인 등을 통해 생활 속 환경운동도 펼친다.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던 녹색연합 활동 중에선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지역의 시민·환경단체(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와 함께 이룬 성과이지만, 인천녹색연합에서 '고공 나무 시위'를 주도하는 등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을 앞장서 이끌었다. 2006년 당시 롯데건설은 계양산 목상동과 다남동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마파크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결국 몇년 뒤 롯데의 골프장 건설 시도는 무산되고 말았는데, 이로 인한 계양산의 생태와 자연환경 파괴를 막은 셈이다.
계양산은 부평의 '진산(鎭山)'으로, 인천지역 산림녹지축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녹지의 거점이다. 인천녹색연합 조사 결과, 계양산엔 6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한다. 식생은 95개 유형으로 분류됐고, 특히 통발·땅귀개·이삭귀개 등 식충식물은 수도권 도심지에서 거의 자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계양산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려준다. 도롱뇽을 비롯해 가재·옆새우·버들치 등 1급수를 대표하는 동물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그만큼 계양산 계곡과 산림생태계가 건강함을 드러내는 증거다. 계양산은 해발 394m로 비교적 낮지만, 이처럼 아주 좋은 녹지 보전 상태를 보인다.
인천녹색연합이 지난 25일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 이름은 '다시, 생명!'으로, 서른 살을 맞아 인천녹색연합 역사와 초심을 돌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인천녹색연합은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 등 지자체와 개발자들의 반생태적 정책이나 사업을 막는 데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운동을 펼치는 데엔 부족했다는 이준모 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의 소회에서 읽히듯, '시민들과 함께한다'는 창립 취지를 잘 살려 거듭났으면 한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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