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기억 심는 책 수업…아이들 웃음꽃 만발

[고양화정초]
자율 과제·과정 일환 '독서 365 프로그램'
독서퀴즈·디자인·생각 나누기 등 진행

[파주 대성동초등학교]
'책 쓰기' 활동 학생·학부모 높은 만족도
학교 北 인접…'기다림' 주제 그림책 제작

[수원 대평중학교]
스토리보드 등 작가 글 쓰는 과정 경험
다양한 장르 활용 책 제작…내달 출간
▲ 고양화정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연계 수업 활동 모습./사진제공=고양화정초 제공
▲ 고양화정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연계 수업 활동 모습./사진제공=고양화정초 제공

▲책 읽는 학교-고양 화정초

고양화정초등학교는 2021년부터 책읽는 학교를 운영해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책 읽는 학교로 시작해 지금은 지역중심교로 운영되고 있다.

고양화정초는 중점사업과 자율과제, 자율과정의 일환으로 '독서 365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양화정초 김호정 교사는 “1인 1책 읽기는 각 학년에서 책을 읽고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퀴즈, 그림, 디자인, 생각 쓰기와 생각 나누기, 독서토론 등 다양한 사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보다 심도 있는 독서활동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양화정초는 자율과제 수행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아침, 점심시간,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한 '틈새 독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고, 자율과정 측면에서는 각 학년에서 학년 초부터 독서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성취 기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 고양 화정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관 연계 활동 진행 모습./사진제공=화정초등학교<br>
▲ 고양 화정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관 연계 활동 진행 모습./사진제공=화정초등학교

아울러 별도로 상담실의 프로그램과 연동해 '마음다독도서관'운영으로 책을 통한 심리 정서 처방을 하여 학생들의 지적, 감성적 성장과 아울러 심리 정서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김 교사는 “학교에서는 규모에 비해 작은 도서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책읽는 학교를 도입하게 됐다”며 “예산 지원을 통해 도서관과 각 학년의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도서를 충분히 구입하고 제공하는 교육과정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은 교육과정에서 성취 수준, 교육 내용에 알맞은 책을 제공받는다"며 "스스로 수준에 맞는 도서정보를 취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무지개 독서' 프로그램이 확대 적용된다. 화정초는 70∼80%가 이야기책 위주로 책 대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의 독서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50권의 책을 선정해 각 책에서 퀴즈를 만들어 웹에 탑재하고 QR코드를 활용해 학생들이 전 영역에 퀴즈를 풀면 그것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이다.

▲ 파주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파주대성동초
▲ 파주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파주대성동초

▲학생 책 쓰기-파주 대성동초등학교

대성동초는 학생들이 함께 책을 쓰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지원 사업 중 하나인 학생책쓰기는 지난해 시작돼 올해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박지숙 교사는 2021년부터 학생들과 함께 책을 쓰는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에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소개했다. 박 교사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처음 참여하게 됐다”며 “책 만드는 수업을 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도 있었고 수업 부진에서 벗어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직접 그림책에 들어가는 그림과 글을 고민한다. 30명의 전교생이 함께 만드는 책도 있고 반별로 제작하는 책들도 있다. DMZ(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대성동초는 북한 기정동 마을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에는 '기다림'이라는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었다. 박 교사는 “기정동 마을과는 불과 몇백 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 바라만 봐야 하는 곳이라는 내용으로 책을 만들었다”면서 “학생들과 함께 평화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 파주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파주대성동초<br>
▲ 파주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파주대성동초

올해는 30조로 구성된 세계어린이 인권선언을 자기만의 해석으로 풀어보는 그림책도 제작 중이다. 조항을 함께 써보면서 인권선언의 의미와 내용을 학습한 후 각자 받은 문구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그림책에 녹여보는 활동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책도 만들었다. 올해 2학년 학생들의 경우 어버이날 즈음 엄마, 아빠 글쓰기를 했는데 부모님이 자녀에 대한 이야기도 써서 학교로 보냈다. 책은 앞면에는 학생들이 부모님에 대해 쓴 이야기가, 뒷면에는 부모님이 학생들에 대해 쓴 이야기가 담긴다. 3학년의 경우에는 학부모가 함께 쓰는 동시집이 만들어진다.

박 교사는 “책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학생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수원 대평중 학생들이 만드는 책쓰기 원고 모습. 프롤로그 등 실제 책 구성과 같은 양식으로 원고를 만들었다./사진제공=대평중

▲학생 책 쓰기-수원 대평중학교

대평중은 올해 처음 희망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 책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가 학생들의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학생 책 쓰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 해 동안 소설, 웹툰 등 자신만의 방식대로 책을 써내려갔다.

마인드 맵 글감찾기, 친구들에게서 주제 평가, 출간 기획서 제작, 스토리보드 작성, 더미북 제작 등 학생들은 실제 작가들이 글을 쓰는 과정들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책을 만들었다.

책 쓰기 수업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1, 2, 3학년이 참여하는 자율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업시간에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1학기에는 책 쓰기 설명을 하고 방학 동안 단계에 따라서 학생들이 준비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본문 내용을 쓰는 작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쓴 책은 다음 달 출간될 예정이다. 분량의 제한은 없었지만 200페이지가 넘는 책들도 만들어진다. 미술교사가 꿈인 학생이 미술교사와 편지로 대화한 내용의 책이 제작되고 있고 여름 방학 내내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모아서 일러스트집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박보경 사서교사는 “학생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소설로 바꾸는 등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 책을 만들고 있다”며 “본문뿐만 아니라 책 표지나 그림 등도 학생들이 고민해서 제작했다”고 말했다.

학교 도서부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모아 소설 형식의 책을 만든 김소율(1학년) 학생은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제 이름으로 작가의 말이 들어가 기분이 좋고 만족스러웠다”며 “책 쓰기 프로젝트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과연 내가 다 쓸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완주를 하게 돼 뿌듯하다”고 되돌아봤다.

어려운 순간이 닥쳐도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의 책을 쓴 경서윤(2학년) 학생도 “주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였다”며 “새벽 5시까지 교열을 봐 주신 부모님께 책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소개했다. 경 학생은 “또 다른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며 “다음번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는 “책을 만들어보면서 학생들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사업이 지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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