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더 가까이…바른 인성·수업 흥미 BOOK돋다

도교육청, 올해 독서습관 정착 목표
의정부여고 - 도서관 과목별 협력 수업
국어 교과 등 연계 그림책 직접 제작

인문학 소양 함양 북콘서트도 개최
학생 진로 탐색 도움 '뜨거운 호응'

학교 독서교육과 도서관 운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함양하는데 토대가 되는 독서를 통해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다지는 데 있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은 삶의 지평을 넓히는 학생 독서 생활화 위해 '책 읽는 문화, 수업, 공간 변화를 통한 학생 독서습관 정착'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 전반에 거쳐 학생독서습관을 정착하고 학교 도서관 운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도 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교독서교육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책 읽는 학교, 디지털 기반 나도 작가 프로젝트, 교과(담임)교사·사서교사 독서협력수업, 찾아가는 인문학 프로그램, 빛깔있는 독서인문교육 운영 지원 등으로 나눠 살펴본다.

▲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그림책 만들기 수업 모습.
▲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그림책 만들기 수업 모습. /사진제공=의정부여고

■의정부여고

책 읽는 학교는 학생의 독서시간 확보를 위해 교육공동체가 모두 참여해 교육활동 전반에 학교도서관과 함께 '책읽는 학교문화 조성', '담임(교과)교사의 독서교육과정 재구성', '독서(교육) 역량 강화' 등을 교육 과정 체제에 구조화해 운영하는 학교들을 뜻한다.

의정부여고가 대표적이다. 의정부여고 박민주 사서교사는 “도서관이라는 곳은 많은 지혜가 모여있는 곳”이라며 “동서고금의 지혜를 바탕으로 학생들 스스로 삶의 가치와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과정을 지원하는 학교가 '책 읽는 학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 만들기 수업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 만들기 수업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의정부여고는 과목별로 도서관과 협력 수업이 이뤄진다. 1학기에는 1학년들을 대상으로 국어 교과와 연계해 그림책으로 만나는 나와 너, 우리의 이야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그림책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학생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직접 그림책을 제작하는 활동이다. 박 교사는 “한 학생은 평화를 얘기하기도 했고, 다른 학생은 역사를 주제로 책을 만들기도 했다”며 “책을 분석하고 본인의 책을 만드는 활동으로 올해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자는 연대의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미학탐구 프로젝트도 대표적인 활동이었다. 미술 교과 작품 속에서 보이는 미학과 관련된 프로젝트로 시대마다 달라진 미의 기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또 그릇을 소재로 삼아서 각자의 오브제를 만들고 작품 설명에 '나는 000입니다'를 적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미디어 아트 전시까지 이뤄졌다.

수학 과목에서 다루는 미적분의 경우에는 생활 속에서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련 책을 통해 읽으면서 개념을 정립하고, 챗 GPT를 통해 미적분에 대한 본인의 관심 분야를 찾기도 했다. 교과 시간에 배운 미적분을 책과 정보 검색 등으로 보다 개념적인 접근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생명과학 수업에서 학생들은 교과 관련 주제 중 하나를 택해 책과 관련 논문을 읽고, 친구들에게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활동도 진행했다.

그림책이나 미학탐구 프로젝트 등은 ISBN 등록을 하는 등 실제 책으로 출판돼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학생들은 자신이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온라인 검색뿐만 아니라 도서나 논문 등도 함께 찾아봐야 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의정부여고에서 진행한 '서(書)로 노니는 봄'에서 학생이 책 낭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의정부여고에서 진행한 '서(書)로 노니는 봄'에서 학생이 책 낭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의정부여고는 인문 예술 감성 특화 프로그램도 매년 봄·가을에 기획해 열고 있다. '서(書)로 노니는 봄(가을)'이 그것이다. 수업 시간에 했던 자료들을 다른 교과와 한데 엮어 전체적인 주제를 잡은 뒤 전시, 체험, 강연 등 활동을 한다. 올해 봄에는 독서·음악·미술 사제 동행으로 학생과 교사가 번갈아 가며 책의 한 구절을 낭독하는 등 활동을 펼쳤다.

▲ 인문학 관련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여고
▲ 인문학 관련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여고

인문학 소양 함양을 위한 북콘서트도 열린다. 역사인문 분야에서는 카타르항공 사무장이자 작가인 지병림 작가를 초청해 이집트 문화 역사 이야기 들으면서 '파라오의 사고를 하라'는 리더십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과학인문 분야에서는 김명주 교수의 'ai는 양심이 없다' 책을 토대로 인공윤리 강연도 들었다. 건축학과 출신의 정진호 작가의 북콘서트도 인기를 끌었다. 인문학 관련 북콘서트는 진로진학과 연계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학생들도 독서교육의 중요성과 책 읽는 학교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독서 수업과 미술 교과가 연계해 진행된 의정부여고 미학탐구 프로젝트 전시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독서 수업과 미술 교과가 연계해 진행된 의정부여고 미학탐구 프로젝트 전시 모습./사진제공=의정부여고

조서진(2학년) 학생은 “올해에는 미학에 대한 탐구라는 주제로 진행된 미술교과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며 “내가 생각하는 미학은 무엇이고 미라는 것을 바라볼 때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지 탐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조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책이라는 것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연계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책에 대한 호감이라든지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상생활에서 책이라는 것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과 수업 도중에 모르는 내용이 생겼을 때 예전에는 인터넷 검색만 해봤다”며 “지금은 책의 형태로도 정보가 나와 있지 않을까 해서 도서 검색을 하는 등 행동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의정부여고 독서교육 배경에는 박 교사의 끊임없는 노력과 박미현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지원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인문미래부장을 맡아 현재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사업도 맡고 있다. 의정부여고는 학교 도서관과 연계한 새로운 학교 공간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교장은 “의정부여고는 독서의 양보다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철학이 있는 독서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나눔과 자아 성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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