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조안면 가옥들 관찰
발굴 등 3개의 축으로 구성
13개 마을 걸으며 예술 찾아
조안사, 문화 아카이브 구축
버려진 공간, 정원으로 탄생
11월까지 가드닝 작업 추진
1회성 아닌 조직화로 고도화
집은 사람을 담는다. 사람을 담은 집은 그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도 고스란히 품는다. 남양주시 조안면의 가옥들은 곡선 아름다운 처마 끝 수많은 식솔을 꾸려나간 역사를, 전쟁 이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꿋꿋이 삶을 지켜온 지역민들의 치열한 인생을 담고 있다. 경기문화재단과 공공예술들로화집단은 조안면의 역사 그 자체인 가옥들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작업을 시작으로, 조안면의 생태와 역사,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예술인 자원을 활용해 생태문화예술 관광을 특화하는 '조안 오래오래-지붕 없는 박물관'을 진행했다.
▲ '조안 오래오래' 세 개의 축, '발굴'
조안면의 '지붕 없는 박물관'은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지역주민들과 생태·환경 문화자원을 찾아내는 '발굴'과 이를 통해 지역의 특색을 담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생성', 사람과 장소를 연결해 지붕 없는 박물관의 기능을 높이는 '연결'이다.
우선 '발굴'의 핵심 프로젝트는 '피크닉(Picnic)'과 '픽업(Pick up)-조안생활사'로 나뉜다.
지난 7월 워크숍을 시작으로 조안면의 지붕 없는 박물관 프로젝트 '조안 오래오래'가 시작되자, 지역 주민들은 7~10월 4개월간 조안면 13개 마을을 걸으며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을 찾아내고 아카이빙하는 '피크닉'을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했다.
능내리 마재성지를 비롯해 송촌리 수종사·딸기농장, 조안리 오디농장, 시우리 류량 선생 묘 등 피크닉을 통해 발굴한 조안면의 유산들은 맵핑(Mapping) 작업을 통해 '조안문화예술지도' 속에 녹여지는 중이다.
조안면의 근대건축물에 집중해 아카이빙 한 '조안생활사'는 다양한 종류의 가옥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기록하며 새로운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1961년에 지어진 삼봉1리 이장 '이석숙 가옥'부터 MBC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배경이 된 '박호선 가옥', 경기도 문화유산 기증을 꿈꾸는 '김영경 가옥(박소재)', 조선후기 양반 가옥의 특징이 베어 있는 '운당' 등 '조안생활사'를 통해 모아진 조안면의 가옥들은 조안의 이야기를 가장 잘 담은 역사서로 재탄생했다.
▲ '조안 오래오래' 세 개의 축, '생성'
'조안 오래오래' 박물관은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활성화한 지역공동체를 생성하며 '치유'의 단계로 한 걸음 더 발전한다.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 버려진 공간이나 마을입구 등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철마다 가꾸는 '가드닝(Gardening)' 작업은 오는 11월까지 이어지며 조안면 구석구석을 주민들의 손길로 채우고 정신적 풍요로움까지 선사한다.
주민 강사와 생활 도예를 배우며 수다도 떨고 고민도 해결하는 '로컬 테라피'는 지역주민들의 소통 활성화에 예술적 행위를 개입하며 갈등을 치유해 나간다. 그릇과 잔등 같은 생활재 만들기를 중심으로 하지만, 각자 준비해온 반찬과 도시락을 나누는 '폿럭 파티(potluck party)' 등을 추가로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치유 프로그램으로 발전해나간다.
이밖에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예술가와 시민들이 팔당호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일부를 활용해 작품으로 제작, 전시까지 이어가는 '그린아트 프로젝트', 조안의 보물찾기 공모를 통해 우리 시대의 보물에 대한 실체적 접근을 보여주며 진정한 보물을 만들어가는 '보물찾기 프로젝트' 등이 이어지며 조안면의 지붕 없는 박물관을 보다 다채롭게 채워나갈 계획이다.
▲ '조안 오래오래' 세 개의 축, '연결'
조안면의 '지붕 없는 박물관'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장소, 모임 등을 연결하고 조직화하며 기능성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거점 공간인 해바라기협동조합을 활용하고, 다른 지역의 에코뮤지엄을 탐방하고 교류하며 조안만의 '오래오래' 이어지는 박물관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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