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 TV 중계로 보던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질 정도로 중국의 3차원 애니메이션과 가상 현실 기술을 통한 불꽃놀이는 생생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탄소 중립 대회' 개최의 포부를 밝힌 중국이 개회식에서 모든 기술력을 한껏 발휘해 그 의지를 성공적으로 드러냈다.
23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실제 불꽃놀이 대신 디지털 불꽃놀이로 화려함을 더했고, 무대 바닥에 설치된 스크린은 다채로운 분위기를 선보였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조명을 총괄했던 사샤오란 이번 개회식 총감독은 공언했던 대로 친환경, 저탄소를 지향한 무대를 선보였다.
3D 입체 스크린을 통해 항저우를 대표하는 강인 첸탕강을 스타디움 안에 그대로 재현하는 동시에 대회 마스코트가 등장할 땐 인공 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형 축구공, 농구공 등이 경기장 안에 구현되게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사상 최초로 가상 현실의 점화자가 등장한 것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왕순과 함께 성화대에 불을 붙인 이 가상 현실의 점화자는 디지털 성화 봉송에 참여한 1억 명이 넘는 전 세계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날 개회식에선 북한 선수단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는데, 인공기를 앞세우고 입장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도핑 문제로 올림픽을 제외한 대회에서 국기 게양이 금지된 상태인 북한이 인공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다.
WADA는 2021년 10월 북한 반도핑기구가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국기의 게양을 금지한 바 있다.
이 같은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선 북한의 반도핑 기관에 대한 외부 감시단의 시찰 등 시정조치가 필요한데, 북한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했다.
인공기 게양이 이뤄진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WADA가 어떤 방식으로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 주최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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