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삶을 허물어서, 미래를 세우는 재개발.
사진은 도원역 뒤, 미추홀구 숭의동 일명 ‘전도관’ 일대의 모습이다. 인천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렸던 집들이 ‘도원역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불리는 재개발로 철거되고 있다. 이곳에는 지하 2~4층, 지상 40층 규모 6개 동 585세대의 아파트가 2025년 하반기 준공 및 입주 예정으로 건설된다.
가림막 바로 뒤에는 포크레인이 보인다. 허물어진 집의 잔해들이 전봇대 사이에 쓰레기 더미처럼 쌓여 있다. 언덕 위에는 1970년대의 새마을주택 같은 집들이 아직 남아 있고, 붉은 색 지붕의 교회가 보인다. 그 건물은 과거 한국예수교 전도관 부흥협회에서 1957년 세운 예배당이나 그 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지금은 ‘인천예수중심교회’라고 그 벽에 적혀 있다. 지역 어르신들은 저 교회를 지금도 ‘전도관’이라고 부른다.
지나가던 주민이 차를 세우고, 가림막 사이로 철거 현장을 유심히 보고 있다. 저 분은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을까, 지역주택조합원의 한 사람일까, 타지에서 온 투자자일까? 저 시민은 가림막 뒤의 모습을 왜 보고 싶어 했을까? 철거 현장을 보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과거의 삶을 허물어서, 미래를 세우는 재개발을 배고파 밥을 먹듯 여기며, 지금을 살아간다.
/ 김원경 시민기자 w-k-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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