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고속도로로 단절된 원도심 '중심시가지형' 변신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사업 종합계획도 /자료제공=인천시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사업 종합계획도 /자료제공=인천시

지난 2017년 12월 경인고속도로 인천 일부 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됐다.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서인천 나들목(IC)까지 10.45㎞의 고속도로 기능이 폐지된 것이다. 1968년 개통돼 산업화 동맥 구실을 한 지 반세기가 흐른 시점이었다. 그동안 옹벽과 방음벽에 둘러싸여 도시를 가로질렀던 경인고속도로가 50년 만에 사람의 길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의 일반도로화에 발맞춰 주변지역 활성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2018년 8월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이라는 명칭으로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며 밑그림이 나왔다. 지난해 말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고시에 이어 올 3월에는 마중물 사업인 석남 거북이기지와 어울림센터 추진을 위한 협약도 체결됐다. 경인고속도로로 단절됐던 주변지역은 사람의 길로 연결되며 활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인천시는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의 마중물 사업인 석남어울림센터와 거북이기지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7월 중 건축설계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서구 석남동에 지어지는 지상 7층 규모의 석남어울림센터에는 복합문화시설과 상생협력상가, 공영주차장, 행복주택이 들어선다. 인근에 지상 9층 높이로 건립되는 거북이기지는 창업보육시설을 중심으로 상생협력상가, 공영주차장, 창업지원 행복주택으로 채워진다. 어울림센터와 거북이기지 모두 내년 하반기 착공돼 2023년 하반기 준공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24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 서구 석남어울림센터·거북이기지 공동사업시행 기본협약’ 행사에서 이재현(왼쪽부터) 서구청장, 박인서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장종우 LH 인천지역본부장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석남어울림센터와 거북이기지를 시작으로 전체 21만3392㎡ 면적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벌어지는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에는 2023년까지 1580억원이 투입된다.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를 계기로 석남1동 행정복지센터와 석남역, 거북시장 일대를 상생 경제의 중심지로 활성화하려는 것이다.
 

▲행정실무협의체로 난관 극복
도시재생은 부지 확보나 기관 협의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다.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사업은 행정실무협의회를 통해 신속한 협의와 행정절차로 이런 난관을 넘어서고 있다. 행정실무협의회는 인천시, 서구, LH 등 참여기관이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구성한 협의체다.

행정실무협의회를 바탕으로 석남어울림센터와 거북이기지뿐 아니라 다른 마중물 사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석남체육공원이 새단장되는 ‘석남여가공원 조성 사업’은 올 하반기 실시설계에 착수되고,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공원이 조성되면 주민 여가·휴게 생활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걷고 싶은 마실길 조성’, ‘석남보행육교 교통약자 안전시설 설치’ 등의 마중물 사업들도 행정실무협의회를 통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주민협의체 분과 구성, 100명 규모로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궤도 위에 오르기까진 주민협의체도 한몫했다. 지난해 2월 구성돼 활성화 계획 수립을 주도했던 ‘사람의 길’ 주민협의체는 단위 사업에 맞춰 조직을 확대하고, 분과 모임을 구성하며 다시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민협의체는 최은미 대표를 중심으로 부대표 2명, 총무, 감사로 이뤄진 임원진 6명과 회원 40여명의 주민협의체를 100명 규모로 확대한다. 특히 주민 관심 분야별로 구성된 분과 모임은 향후 공동체 거점시설과 연계돼 주민 운영·관리 능력을 쌓는 준비 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사람의 길, 도시재생대학’ 제2기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지난해 7월1일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사람의 길, 도시재생대학’ 제2기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지난해 7월1일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분과는 주민협의체 회의를 통해 돌봄분과, 상권문화분과, 생활분과로 나뉘었다. 돌봄분과는 앵커시설에 대한 공간 기획 등 주민 조직 구축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상권문화분과는 공동체 문화와 축제 기획, 상권 요소를 발굴한다. 생활분과는 마을 환경 개선과 골목 안전, 주민 공모 사업 등을 챙긴다.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은 2023년까지 주민과 행정기관, 전문가가 협력해 사업 이후에도 자생적인 관리가 이어지도록 마을관리기업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은미 대표는 “활성화 계획 수립에 맞춰 협의체가 활동해왔지만, 앞으로의 도시재생 사업 추진에선 주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대학과 거상대학
오는 29일 개강하는 제4기 ‘사람의 길, 도시재생대학’은 도시재생과 공동체 문화, 주민협의체 운영 등을 주제로 주민리더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다음달 말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운영될 예정이다.

도시재생대학은 2023년까지 해마다 3회씩 운영된다.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 이해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교육으로 주민조직 구성을 위한 주춧돌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업 구역에 위치한 거북시장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제1기 ‘거상대학’도 7월부터 운영된다. 특히 거상대학은 코로나19 상황과 상인 요구를 반영해 상점별로 전문가들이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서비스 형태로 이뤄진다.

거상대학은 2023년까지 상인 역량 강화, 경영 현대화, 변화 관리 등의 단계별 목표로 진행된다. 시는 “지속가능한 상권으로 발돋움하고,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전문 상인이 육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뉴딜사업 현장지원센터 전문성·현장성 강화했다

▲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직원들. /사진제공=인천시
▲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직원들. /사진제공=인천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구간인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벌어지는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현장지원센터가 전문성과 현장성을 강화한 조직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4월 개관한 현장지원센터는 총괄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기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이 승인되면서 일차적 임무를 완수했다.

마중물 사업을 시작으로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 도시재생 뉴딜은 올해 물리적 재생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재생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된다. 시는 현장지원센터의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지난 3월부터 전문 인력을 보강해왔다.

우선 시는 지난 4월 공개채용 과정을 거쳐 박상걸 센터장을 영입했다. 박 센터장은 서울 향림마을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도시재생, 상권 활성화 전문가다. 마을관리소 협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올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사업 30선'에 향림마을이 우수사례로 선정되도록 기여했다.

거북시장 상권 활성화는 노승주 전문코디네이터가 전담한다. 그는 마포나루 상권 활성화 법인에서 매니저로 활동했고, 협동조합 코디네이터 자격도 갖추고 있다.

행정코디네이터로는 센터 개관부터 근무한 임혜수 주무관, 도시공학을 전공한 이준호 주무관이 활동하고 있다. 국토부 청년인턴십으로 참여한 김현지 인턴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