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저자 정은경 본부장과 함께
장한아람·김혜경·윤형준씨 참여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당시 인천시를 비롯한 수도권 3개 시·도와 질병관리본부의 협력 과정을 다룬 논문이 발표됐다. 코로나19 첫 확진부터 지금까지 방역 최전선에 나섰던 장한아람 인천시 역학조사관과 보건의료정책과 공무원들도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 100일을 맞아 이들은 물리적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은 근무 환경에서는 언제든 이런 `집단감염'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학술지에 `한국 콜센터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Coronavirus Disease Outbreak in Call Center, South Korea)'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은 인천·경기·서울 등 광역자치단체가 공동 방역조치를 진행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를 다루고 있다. 책임 저자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인천시 소속으론 장한아람 역학조사관, 김혜경 보건의료정책과장, 윤형준 보건의료정책과 주무관 등 3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3월13일부터 16일까지 콜센터 건물을 이용한 1143명을 추적하기 위해 3개 시·도 사이에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콜센터의 집단감염 사례를 정리해 전 세계와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앙과 지방의 협력으로 신속하게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방역 결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논문을 보면 지난달 8일 서울시가 첫 감염 사례를 인지한 이후, 3개 시·도는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통해 확진자 97명을 밝혀냈다. 2차 전파 사례로는 가족 34명, 지인 5명, 교회 감염자 22명 등이다. 인천시는 콜센터 근무자 19명을 비롯해 건물에 있었던 시민 87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시행했다. 이후 시는 확진자 20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해, 접촉자를 가려내고 동선을 따라 방역조치를 진행했다.

장 역학조사관은 하루 만에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집단감염 첫날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저녁쯤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시 역학조사관 인원수론 감당할 수 없어 대형병원 소속 예방의학과 교수 6명이 민간 조사관 자격으로 참여했다”며 “조사 결과를 취합하는 회의를 마치니 시간이 새벽 5시였다. 민간 조사관들이 심층 조사까지 참여해준 덕에 후속 조치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조사관은 물리적인 거리 두기가 어려운 일반적인 근무 환경에 대해 우려하며 대규모 집단감염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아직 대부분 직장이 감염을 막을 수준의 적절한 거리 유지가 어려운 만큼,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