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허가 1개 품목 생산용 '인천공장 증산' 검토
경자구역 입주사 25곳도 안정적 수급 방법 고민

8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강화한 3개 품목에서 1건에 대해 첫 수출 허가를 내준 가운데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이 인천 공장 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등 대형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인천에 위치한 합작사에서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이번 일본 수출 규제에서 역풍을 맞은 일본 기업들이 인천에서 숨통을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반도체 기판에 바르는 감광액)를 수출하는 도쿄오우카공업은 "거래처 공급을 위해 한국 인천 공장에서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오우카공업는 한국 내 안정적인 포토레지스트 공급을 위해 지난 2012년 9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TOK첨단재료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같은 날 일본 경제산업성은 1차 수출규제 품목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 수출 1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일본 경제보복 조치는 수입 규제가 아닌 수출 규제라 한국과 거래하는 현지 일본 수출 기업에겐 곤란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도쿄오우카공업도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고 해도, 일본산(産) 원료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 규제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출 규제 3개 품목 관련 일본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총력태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OK첨단재료주식회사뿐 아니라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조성되며 최근 10년 동안 일본 기업이 인천에 진출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일본 기업은 25개로 전체 외국인 투자 사업체의 18.5%를 차지하고 있다. 첨단 제조와 바이오 분야가 주를 이룬다. 일본과 가깝고 인천국제공항도 인접한데다, 물류 등 최첨단 인프라까지 뒷받침돼 있어 일본 기업들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송도국제도시 내 모 일본 기업 관계자는 "인천 진출한 일본 기업 대부분이 제조업체라 기업들에 납품하면서 불매운동 여파는 다행히 그렇게 크지 않다"며 "하지만 앞으로 수출 규제가 어떻게 확대될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인천 지사에서 시장 동향 파악은 물론 안정적인 수급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