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 환자 발생에 또다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메르스 의심 환자의 유입 경로는 인천국제공항이었다.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인천일보 10월12·17일자 1면>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사우디아라비아인 A(33)씨가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여 격리됐다.
 
A씨는 입국 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단순 경유했으며, 의심 증상은 27일부터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A씨를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하고 인천의료원에 격리 입원시킨 상태다.
 
다행히 A씨는 이날 오전 1차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2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에서 해제된다. 그 결과는 30일 오후 10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에 지역사회에선 메르스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메르스 유입 경로가 중동 노선이 몰려 있는 인천공항에 집중돼 있다 보니, 메르스 의심 환자 발생만으로도 인천시민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쿠웨이트로 업무 출장을 다녀 왔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60대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2015년 국내 첫 메르스 감염 환자도 바레인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더 큰 문제는 인천에서 운영 중인 메르스 전용 음압격리시설의 수용 인원이 최대 16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인천의료원과 길병원, 인하대병원이 16개 병실을 나눠 운영 중이다.
 
자칫 인천공항을 통해 인천 시내로 메르스가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시는 이달 18일 인천을 방문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메르스가 인천공항을 통해 유입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메르스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선 인천공항 일대에 감염전문병원이 들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