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 … 본업무 지장 하소연도
인천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시 집행부에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공무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5일 인천시 공무원들 사이에선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자료 요청으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국정감사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주요 업무보고, 내년도 본예산과 올해 추경예산 등 주요 일정이 겹친 상황에서, 의원들의 자료 요청 횟수가 많아지면서 업무량이 방대해진 탓이다.

사내 게시판에도 의원들이 너무 많은 자료를 요구한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A씨는 "국감은 국감대로 행감은 행감대로 의원들이 과다하게 자료를 요청하다보니 어떤 부서에선 자료 준비에 오후 9시에도 퇴근을 못하고 있다"며 "행감은 1년 단위로 진행하는데 최근 3년 치를 달라고 요구하니 기존에 제출한 자료들과 중복되는 것 아니냐"고 털어놨다.

의원들이 행감 자료와 개별 자료를 구분하지 않고 요청한다는 불만도 있다. 행감 자료 요청은 의회 명의로 진행되는 만큼 자료 1건당 50부 이상 뽑아 제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들이 행감과 관련 없는 자료를 요구해 불필요한 예산과 시간 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료 요구가 집중된 부서에서는 자료 만들기에 급급해 본래 업무에 지장이 간다는 하소연까지 나올 정도다.

팀장급 B씨는 "담당 업무를 계획 중인데 할당되는 자료 준비량이 너무 많아서 본 업무를 못하고 자료들을 먼저 내게 된다"며 "그런데도 의회에선 담당 업무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 C씨는 "기존에 제출한 자료와 중복되거나 시 누리집 등에 공개된 자료를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의회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용범 시의회 의장은 "초선 의원들이 많고 의욕적으로 행감을 준비하고 있다"며 "과거 시정부와의 사업 연계성 등을 꼼꼼히 살피려다 보니 자료 요청이 많아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료 준비에 따른 공무원들의 고충은 알지만 300만 인천시민을 위한 업무이고 특히 중요한 행감 자료인 만큼 좋은 뜻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