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월드컵추진기획단이 내달 2일 문학월드컵구장 개장기념행사에 시내 중·고학생들을 동원하기로 한 것은 행사규모의 빈약함으로 야기될 분위기 저하만을 고려한 행동으로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더욱이 월드컵추진위의 갑작스런 학생동원요청에 대해 시교육청이 말 한마디 못한 채 각 교육구청을 통해 1만명의 학생들을 동원키로 지시한 것은 교육의 자율성과 동떨어진 처사로 아쉬움을 주고있다.
 사실 학생을 동원한다는 자체는 자율적이 아니고 타율적이라는 점에서 모든 행사의 긍정성여부를 떠나 누구에게나 좋지않은 인상으로 남기 십상이다. 더욱이 동원된 행사는 능동적인 참여보다 수동적인면이 강하기 때문에 행사취지에 맞게 움직여 지지도 않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학생동원금지는 국무총리실의 특별지시인데다 시교육청과 전교조인천지부간의 단체교섭에서 합의된 것으로 월드컵개장기념행사라도 합리화가 될 수없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불구 교육의 연장선상이라고도 볼 수없는 즉 연예인들의 축하무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행사에 학생들이 동원되는 것은 월드컵 추진위측과 교육청이 어떠한 당위성을 주장하더라도 설득력이 없다. 단지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만을 야기할 뿐이다. 학부모들의 말처럼 학교가 연예인행사가 주류를 이루고있는 장소에 학생들을 강제동원한다는 것은 가뜩이나 연예인 우상풍조가 만연한 세대를 더욱 자극할 수있다는 점에서도 그 모양새가 좋지않다.
 혹여나 국제경기가 병행된 개장기념경기라면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또는 애국심 고취차원에서 학생동원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측면이 적지않게 있다. 하지만 맥빠진 개장기념행사 추진으로 인해 시민참여가 불확실해지자 학생들을 동원해 자리를 채우겠다는 속셈은 교육청에 뒤치다꺼리를 넘기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다. 결론적으로 자율적 교육행정을 기본으로 삼아야할 교육청이 학생 개개인의 인격을 무시한 채 월드컵추진 기획단의 요청을 받아 일방적 동원을 결정한 것은 교육철학의 근간을 무시하는 행태로 재고해야만 한다.
 무조건 학생동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타시도와 달리 국제경기도 갖지못하는 개장기념행사는 조촐하게 치러야만 그격이 맞고 그것이 상실감에 젖은 작금의 시민정서에도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