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학교등 사회적 소외…
우리딸들 매춘으로 내몬다

인천지방검찰청에서는 청소년성매매 관련 청소년들을 선도할 목적으로, 지난 4월부터 `인천 여성의 전화""에 청소년들을 상담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본회에 첫 상담을 오게 된 순둥이(12·가명)는 아주 어릴 때 당시 미혼이었던 생모가 생부와 헤어지게 되어 조부모한테서 양육되었다. 생부가 재혼을 하면서 부녀간의 교류도 없이 각자의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순둥이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가기 싫은 마음에 pc방에서 인터넷 채팅에 빠져들었다. 어느 날 채팅 상대가 “너 가슴이 크냐?” 면서 핸드폰번호를 알려주면서 유혹하였다. 다음날 순둥이를 만난 상대는 성매매 제의를 받게되었고 순둥이는 “모른다”고 만 대답했다가 강제로 성매매에 빠지게 되었다.
 순둥이는 그후 인터넷 메일을 통해 두 차례 더 남자들을 만나왔으며, 인터넷을 통해서 얼마든지 쉽게 남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성매매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하였다.
 순둥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늦게 들어오고, 혼자 있으면 말 할 사람도 없고, 두 노인네는 말이 안 통한다” 고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함께 살고는 있지만 남들처럼 가족의 따뜻함이나 애정없이, 언제나 홀로 방치된 채 지내야 했던 어린 순둥이의 상황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던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인터넷 채팅으로 연결된 사람은 하나같이 순둥이를 성적으로 대하고 유혹하기에 혈안이 돼 있는 성인남자들이었고, 순둥이를 정서적으로 위로해 주거나 잘못된 행동을 타일러 주지는 않았다.
 여성의 전화에 상담을 오게 된 또 다른 청소년들도 순둥이의 경우처럼 가정내의 불화와 학교생활에서의 부적응 등으로 방황하다가 견디다 못해 여러 차례의 가출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가출 후 숙식을 해결할 길이 없기 때문에 `700""이나 인터넷채팅을 통해 성매매 제안에 마지못해 응하게 되고, 그 대가로 한번에 5만∼6만원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지난 일들에 대해 얘기하기를 꺼려하며, 좀처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상담과 미술치료 등을 통해 그 동안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소외되어 외롭고 힘들게 지내야만 했던 마음들을 표현하면서 “다시는 그런 일은 안 해요. 민망하다”라고 자신들의 잘못을 후회했다.
 여성의 전화에서는 의뢰된 상담기간이 종료된 이들이 봉사활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유용하게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게 하고, 이를 통해 그 동안의 자신들의 방황을 극복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가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들의 위치에서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김미애·인천여성의전화〉 kma297@hanmail.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