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9년은 죽산 조봉암 선생이 탄생 120주년, 서거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죽산 선생은 사회주의 항일운동가로 농지개혁을 통해 평등과 민주화를 실현한 인천 출신의 대한민국 거목이다.
그의 농지개혁으로 인해 한국은 성공적인 근대화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승만 정권 시절 간첩이란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그였지만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내며 농지개혁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민주화를 한걸음 앞당겼다. 일제강점기엔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광복 후엔 평화통일을 외쳤던 죽산 선생의 58주기 추모제가 지난 달 31일 서울 망우리 묘지공원에서 열렸다. 장마로 인해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엔 정·재계는 물론이고 시민 단체, 언론계, 시민들까지 죽산을 추모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에서부터 여야당 대표 등이 보낸 화환이 거목이 간 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죽산 선생은 2011년 대법원의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52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인천시 한 고위공직자도 "2011년부터 추모제에 참여하며 죽산이 국가공로훈장과 건국유공자로 인정받으시길 기다리고 있다"며 "시에서도 그런 부분은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리지만 서도 성심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 지역 국회의원은 "사상가이자 정치인이셨던 죽산의 정신을 잘 이어가야 한다"며 "정체성을 찾자고 하는데, 인물을 기리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은 인천시민들의 중지를 모아 무죄판결이 나기 전부터 죽산의 명예회복을 위해 그의 추모비와 동상을 세우는 범시민적 운동이 펼쳐왔다. 동상건립비도 8억원이나 모았다. 새얼은 2019년 그의 탄생 120주년·서거 60주년을 기념해 동상 건립과 축제를 계획 중이다. 인천이 낳은 인물이지만 죽산 선생은 이미 우리나라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거인이다. 인천시민들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죽산 선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