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효2.jpg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에는 요지연도(瑤池宴圖·사진) 병풍이 있다.

'아름다운 연못에서의 잔치'란 뜻으로, 탄생과 혼인 축하용으로 많이 그려졌는데 현재 30여점이 남아있다.

여자 주인공은 서왕모다.

인간과 비슷하지만 표범의 꼬리와 호랑이의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길게 풀어헤친 머리에 보석 비녀를 꽂은 기괴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절세 미녀로 표현됐다.

신선의 우두머리인 서왕모는 장생할 수 있는 복숭아인 반도를 갖고 있다.

'서유기'에 따르면 반도는 입구 쪽에 있는 1200그루가 3000년에 한 번 열리는데 먹으면 신선이 되고, 가운데 있는 1200그루는 6000년에 한 번 열리고 먹으면 불로장생한다.

가장 안쪽에 있는 1200그루는 9000년에 한 번 열리고, 먹으면 태양과 달만큼 오래오래 살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주나라 목왕이다.

그는 흙을 밟지 않을 정도로 빠른 '절지', 새를 추월하는 '번우', 하룻밤에 5000㎞를 달리는 '분소', 자신의 그림자를 추월하는 '월영', 빛보다 빠른 '유휘'와 '초광', 구름을 타고 달리는 '등무', 날개가 있는 '협익' 등 8마리의 준마를 타고 여신선의 궁전이 있는 곤륜산을 찾아온다.

이에 서왕모는 어렵게 찾아온 목왕을 위해 요지(瑤池) 옆에서 사슴을 탄 신선, 학을 탄 노인과 함께 봉황과 선녀가 춤추는 연회를 베푼다.

즐거웠던 목왕은 인간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잊어버려 나라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천계의 하루는 인간계의 1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도교는 불로장생하는 신선이 되고자 하는 염원이다.

하지만 현대의 우리는 진시황처럼 불로초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바이오산업이 발달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장기를 만들어낼 날도 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까지 발의된 걸 보면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행복을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스펙과 기술보다는 사랑, 용서, 예절 등의 정신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학원 대신 아이들과 뛰어노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