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세관장·신일성)이 `미모의 여인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신속한 통관 절차를 위해 휴대품 검색 X-ray가 없고 단체관광객들에 대한 휴대품 검사가 생략된다는 점을 악용한 미모의 여인들이 남자들을 유혹, 물건을 몰래 들여오는 신종 밀수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오후 8시 홍콩에서 늘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의 미모를 지닌 백모씨(42·여)는 독일산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인 `섹스포트"" 1천5백여만원 상당을 몰래 들여오다 인천공항세관에 붙잡혔다.
 백씨는 홍콩에서 남자 단체 관광객 3명을 유혹, 밀수품을 넣은 가방 3개를 기내까지 들어줄 것을 부탁했으며 관광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세관검사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백씨는 다른 단체관광객과 함께 여행용 손가방 1개만을 들고 단순 관광객처럼 위장해 재빨리 세관을 빠져나와 밀수품을 들고 나온 관광객들로부터 되돌려 받았다. 남자 단체관광객들은 미모를 지닌 백모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선행(?)를 베푼 것이 오히려 밀수품을 운반한 격이 된 것이다.
 세관은 또 지난 17일에도 홍콩에서 밍크코트 4개 등 1천2백만원 상당의 밀수품이 든 가방 2개를 평소 친분이 있던 손모씨(60·여)에게 맡겨 통과시킨 이모씨(38·여) 등 2명을 적발했다.
 세관에 적발된 백씨와 이씨는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 외국의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에 탑승자의 입·출국 건수, 범죄 경력 등을 분석하여 우범자를 색출해 내는 승객정보사전확인제도(APIS)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백씨가 그동안 외국을 왕래한 횟수는 53차례이며 세관 유치건수도 무려 13건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공항세관 여행자정보분석 채광률 과장(46)은 “인천공항에 X-레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밀수수법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미모의 여인들이 짐이 무겁다며 들어줄 것을 요청하면 거절하고 만약 들어줄 경우 같이 처벌받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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