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부터 서울방향 만차 … 연수역에선 고교생 시국선언
▲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 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최순실 파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100만 촛불에 '인천시민의 함성'이 함께했다.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만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볼 때 수만 명의 인천시민이 촛불대열에 참여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연수역에서는 고등학생 100여명이 참여한 긴급 시국회의가 열렸고, 인천변호사회는 이례적으로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12일 오후 3시 경인선 부평역. 서울방향 플랫폼은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부평을 출발한 전철은 부천역부터 사람들을 더 태우지 못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일부 역에서는 몇 대를 보내고 나서야 전철에 오를 수 있었다.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기 위한 인천시민들의 발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 셈이다.

인천시민들은 크게 '박근혜 퇴진 인천비상시국회의' 혹은 개인 참가 형태로 집회에 참여했다. 지역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60여 곳이 참여한 비상시국회의에서는 1만여 명이 함께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천·삼산동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인천대책위원회 소속 상인을 비롯해 대학생과 교수들도 삼삼오오 모여 서울로 향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 관계자들도 각 당의 대열로 집결했다. 이 밖에도 동아리나 아파트 단위, 친목모임 등 파악되지 않은 인원까지 감안하면 수만 명의 시민이 참석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촛불집회는 1987년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학생운동가 이한열의 장례식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동안 인천 연수역 1번 출구 앞에서는 고등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수구고등학생연합' 소속 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조준일 송도고 학생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진정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국가의 근간이 파괴된 지금 당신들께 진상규명과 그에 걸맞은 책임을 요구한다"며 "저희 아들과 딸들이 배울 역사책에 낯부끄럽지 않은 사실들만 수록되길 원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인천지방변호사회는 소속 회원 154명이 박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최재호 변호사회 회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자 법치국가다. 그런데도 최근 봉건·왕조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대통령 주변 참모진과 최순실 일당이 국정을 농단하고, 기업에게서 불법으로 자금을 끌어 모으는 등 사리사욕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203명,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소속 회원 104명도 이번 선언에 동참했다.

/황신섭·박진영·곽안나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