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수도 방콕 한복판에 있는 공원에서 왕도마뱀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을 위협하자 당국이 대대적인 포획작전에 나섰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콕시 환경 당국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룸피니 공원에서 100여 마리의 왕도마뱀을 포획, 인근 랏차부리주의 동물보호구역으로 이송했다.

당국이 대대적인 포획작전에 나선 것은 최근 공원에 서식하는 왕도마뱀 개체 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면적이 160㏊(약 160만㎡)에 달하는 이 공원은 광활한 녹지와 넓은 연못이 있어왕도마뱀의 서식처로 손색이 없다.

더욱이 방문객들이 던져주는 음식 덕에 먹이 걱정도 없는 이곳에서 왕도마뱀들은 왕성하게 번식을 해왔고, 그 결과 최근 개체 수가 4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문제는 몸길이가 최대 3m에 이르는 위협적인 왕도마뱀들이 공원 일대를 어슬렁거리면서 방문객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빈발하면서 민원이 잇따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공원 관리자인 아웨 솜나미씨는 "왕도마뱀들이 종종 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의 음식을 노리고 달려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제 왕도마뱀을 골칫거리로 생각한다"고말했다.

수완나 중룬그루엉 방콕시 환경국장은 "그들은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는 것도 모른 채 공원을 활보한다. 이제 개체 수를 줄일 시점이 됐다"고 이번 포획작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뱀목 왕도마뱀 과에 속하는 왕도마뱀은 수명이 대략 20년이며 다 자랐을 경우 몸길이가 최대 4m에 달할 만큼 위협적이다.

악어의 출현을 예고해 준다는 이유로 영어 명칭은 '모니터 도마뱀'(monitor lizard)이다.

태국에서는 종종 왕도마뱀이 주거지나 상가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지난 6월 방콕 남부의 사뭇쁘라칸주에서는 거대한 왕도마뱀이 주택 출입문에 사람처럼 기대선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돼 화제가 됐고, 7월에는 파툼타니주의 한 슈퍼마켓에 왕도마뱀이 나타나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