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학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는 무슨 미신인양 터부시하는데 이거야말로 무지의 소산이다. 과연 이름이란 무엇이며 이름이 운명과는 어떤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또 길흉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미루어 헤아려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필자가 성명학을 공부하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했을 때 이름으로 인해 불행해진 사람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더구나 아이 이름을 지을 때 부모 이름자를 한 자씩 따서 짓게 되면 그 부모가 피해를 보거나 아니면 자식이 좋지 못한 일을 당하게 된다.
 어떤 이는 정육점을 개업하면서 두 아들의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서 `상호""로 썼는데 불행히도 일년사이에 사고로 두 자식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이름은 부르는 소리가 좋지 못하면 놀림을 당하기 마련 아닌가. 안행복이란 사람이 있었다. 부모가 행복하게 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인데 성씨가 안씨니 안 행복질 수밖에, 50이 다 된 지금까지 변변한 집 한칸 없이 살고 있는 그를 보면 안쓰럽다. 필자 주변에 `주정병""이란 친척은 이름이 주는 느낌이 `주정뱅이""같아서 그런지 매일 술과 더불어 살고 있으므로 견디다 못한 아내는 가출하여 지금까지 죽도록 고생하며 혼자서 살고 있다.
 삼년 전이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의 진학문제로 상담을 의뢰했는데 그해 운이 너무나 불길해 혹시나 하고 이름을 물었었다. 이름에 남편궁이 관살혼잡(남편이 많아 정상적인 결혼이 어려움)으로 되어 있어 필히 개명이 필요했다.
 “진학이 문제가 아니고 올해 안으로 문제가 발생할 이름이니 반드시 개명해 주세요. 그러면 혹 비껴갈 수 있을지 몰라요.”
 이름이 뭐그리 중요할까 하고 개명을 무시한 부인은 그 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해 가을 친구와 같이 가출하여 부모의 속을 태우던 중 1개월이 넘어서 친구만 돌아왔다. 서울 모다방에 있다는 딸을 찾아가서는 마음잡고 학교에 갈 것을 사정했으나 또 가출하여 다시 찾아가니 딸은 당시 독신으로 42세인 그 다방 주인과 같이 살겠으니 혼인신고나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인간의 길흉이 이름 하나에 달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은 있다고 본다.
 ☎ 439-0342 〈다음·규덕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