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인천점 '김현정 내숭전'
전통기법 사용 '현대인 풍속도' 그려
▲ 공(空)
▲ '#백설그램'
▲ '인스타야, 인스타야.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신세계갤러리 인천점이 추석시즌을 맞아 한국화가 김현정의 '내숭'전을 26일까지 진행한다.

'내숭시리즈'는 김현정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것이다. 작가는 고상한 한복을 입은 여인의 격식을 차리지 않는 우아하지 못한 행동을 오늘의 시대성을 담고 있는 소품들과 대비시켜 해학적인 장면으로 연출한다.

이런 작업으로 김현정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모습을 위트있게 결합해 화폭에 보여주는 21세기 신(新)풍속화라는 평을 얻고 있다.

작가는 인물을 누드로 그린 후 상의 부분에 직접 염색한 한지를 붙여 한복의 질감을 표현한다. 하의 부분의 치마는 수묵담채기법으로 반투명하게 그려내 몸의 라인을 비치게 드러냄으로써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는 느낌을 표현해낸다.

한복을 입고 다양한 일상 생활을 하는 작가의 자화상을 통해 자유롭게 감정을 표출하고 타인의 시선에 속박된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이다.

작품 <아차>는 우아하게 차려입은 여인이 걷다가 갑자기 신발이 벗겨지는 당황스러운 찰나를 포착했다. 작가는 이것을 "삶이란 아차 싶은 순간의 반복이 아닐까 싶다. 잘못된 일임을 알면서도 반복하게 되는 실수. 그래서 삶이 더 재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작품 <#백설그램>과 <인스타야, 인스타야.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는 요즘 SNS의 실상을 반영하고 있다.

백설공주는 바퀴벌레가 들끓는 방에 있으면서 멋진 풍경이 있는 곳으로 여행간 척 사진을 올리고, 이 거짓 사진을 진짜로 생각하며 질투심이 난 마녀는 여권을 들고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한다.

이런 작품 속 이야기는 현실의 SNS유저들이라면 충분히 웃으며 공감할 내용이다.

이처럼 김현정의 내숭시리즈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과 삶에 대한 유쾌한 통찰을 전달하며, 미술이 생활 속에서 호흡하는 사회를 꿈꾸는 작가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김현정-내숭展>은 예술의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관람객에게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삶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를 전할 것이다. 032-430-1158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