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托鉢)은 구걸이 아니며 하나의 수행(修行)이다. 아무 말도 안하며 음식을 받아 가는 승려들(대부분은 동자중)은 무엇을 받아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으며 묵례도 안한다. 오히려 변변치 않은 공양을 받아주셔서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인사하는 쪽은 공양을 하는 사람들이다.

 음식을 공양하는 일반 시민들이 자기 집에는 충분한 식량이 없으면서 승려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우리들은 이들과 비교하면 풍요롭게 지내고 있다. 우리들은 자기 생활과 저축에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으며 알지도 못하는 남에게는 한 푼도 쓰지 않는다.

 갈색의 둥근 나무 그릇을 들고 적갈색 가사(袈裟)를 걸친 이들은 새벽부터 보통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떠난다. 신을 신지 않은 맨발이다. 이미 밥을 지은 집에서는 밥솥을 집 앞에 내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줄지어 찾아오는 승려들에게 한 주걱씩 밥을 포시(布施)하는 집도 있고, 매일 같은 승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집도 있다.

 탁발은 젊은 승려들에게는 힘든 수행이기도 하다. 그들은 거지가 아니다. 달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또 한 손으로 주는 것은 절대로 받지 않는다. 어떤 집 앞에 서서 그 집사람들이 움직이려고 하지 않아도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그곳에는 자기의 삶과 수행이 순수하다는 확신이 없어서는 안된다. 원하는 것이 아니고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최소한 필요한 것이라는 조용한 자기 관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을 사람들은 승려들의 그와 같은 힘든 수행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존경하면서 음식을 포시한다. 승려들은 `포시를 한다는 귀한 마음"이 수행에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땀 흘려 일하는 일반인들이 그 노동의 대가 중 일부는 수행자에게 바친다. `엄한 수행"은 엄하기에 존경받을 수 있는 것이며 승려들이 지켜 내려오는 붓다의 가르침과 더불어 `엄한 수행"으로 얻어지는 경지가 일반인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미얀마의 승려들은 수행으로 자기를 단련시키는 노력을 함으로써 음식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 주고받음은 장난이 아니다.

 나라 전체에서 벌어지는 이와 같은 상호 관계가 미얀마라는 하나의 기둥인 것 같다. 그리고 모든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마음속으로 빈다고 한다. “이것도 하나의 명상(瞑想)이다. 자비의 명상인 것이다.”

 이 때 어떤 작은 욕망도 느껴서는 안된다. 이 음식이 맛있을 것 같다, 맛없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해서도 안된다. 다만 한결같이 기원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