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편안하고 시원한 분위기 만끽 … 해수욕장 곳곳 쓰레기 불쾌감
▲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도 전경.


인천의 섬 이야기를 전하는 2016년 제6기 청소년 인천 섬바다 기자단의 올해 여정이 시작됐다. 첫 발길이 닿은 곳은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있는 섬, 승봉도. 이작도·자월도와 함께 인천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승봉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승봉도는 지난 2014년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치유(힐링)의 섬으로 선정될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주민들 또한 친절하다.

현재 승봉도에서 캠핑장과 연꽃단지 등이 조성되는 치유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대표 섬으로서 손색이 없을만한 승봉도를 청소년 인천 섬바다 기자단 '파랑'이 돌아본다.

해안산책로로 오세요

▲ 인천 옹진군 승봉도 내 위치한 해안산책로.

지난달 28일 오전 여객선선착장에 도착해 짐을 내린 파랑기자단이 가장 먼저 간 곳은 해안산책로다. 승봉도의 남동쪽에 있는 해안산책로는 말 그대로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곳이다.

그곳을 지나다 보면 오른편에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청색 빛의 바다가, 왼편에는 굳건한 소나무와 함께 분홍빛 해당화가 피어 꽃 향기를 내고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였다.

또한 썰물 때에는 해안산책로를 통해 조금 떨어진 목도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긴 해안산책로를 걷다 지치면 쉴 수 있는 정자도 만날 수 있어 누구든 편안하게 해안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일레 해수욕장으로 떠나요

▲ 여름철 인기 피서지인 승봉도 이일레 해수욕장.

해안산책로 근처에는 여름철 인기 피서지인 이일레 해수욕장이 있다. 이일레 해수욕장은 경사가 원만하고 수심도 낮아, 간조 때에도 갯벌이 나타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모래사장 뒤편에 울창한 숲이 펼쳐져 시원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해수욕장 곳곳에 경관을 망치는 쓰레기가 많아 불쾌감이 들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펜션이나 식당, 지자체가 함께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쓰레기를 청소해야 한다"며 "쓰레기 문제만 해결되면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봉도의 유일한 학교 승봉분교

▲ 인천 옹진군 승봉도에 유일한 학교인 인천주안남초등학교 승봉분교.

승봉도에는 유일한 학교인 인천주안남초등학교 승봉분교가 있다. 이곳에 과거 학생 100여명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내륙으로 빠져나가면서 현재에는 전교생이 3명뿐인 작은 학교가 됐다. 학생 수가 적어서인지 이 학교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 관련 재료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이날은 주말이라 실제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곳곳에 색종이로 꾸며진 교실을 보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렇게 치유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승봉도는 차분한 분위기와 마을 주민들의 친절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섬이었다. /박성찬(정석항공과학고 1)

['힐링 섬 프로젝트' 진행 중 … 관광객 증가 기대]

인천 승봉도에서 진행되는 치유의 섬 사업으로 침체된 지역경기에 활기가 돌 것이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감소했던 인천 승봉도에서 올해부터 치유의 섬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승봉도는 지난 2014년 안전행정부 주관 '찾아가고 싶은 섬' 사업에 공모해 치유(힐링)의 섬으로 최종 선정됐다. 현재 승봉도에서는 치유의 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치유의 섬이 조성되면 관광객들은 코끼리 바위와 촛대바위, 승봉도가 자랑하는 빼어난 해안 절경을 보기 위해 승봉도를 더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 캠핑장과 연꽃단지가 조성되면 승봉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승봉도가 다른 섬과 구별되는 특징은 농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전체 주민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치유의 섬을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면 기존 수매뿐만 아니라 관광수입이 늘어나 승봉도 주민 삶의 질이 더 높아진다.

더구나 승봉도 마을 자체 법인을 구성하면 추가 지원금을 받지 않고도 마을 공공 사업을 할 수 있다. 캠핑장 운영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주민 복지를 개선하는 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들로 승봉도 주민들은 치유의 섬 조성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황영우(65) 승봉도 이장은 "이달 말 완공 예정인 연꽃단지와 캠핑장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주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치유의 섬 사업을 통해 승봉도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면 대중의 관심과 더불어 관광수입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어진(부개여고 1)

[주민 정일석씨 "자녀들 성적보다 행복 더 중요" 3년전 정착]


"저는 자녀들의 성적보다 자녀들과 전원생활을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승봉도 주민 3년차 정일석(44·사진)씨는 승봉도에서 자녀교육을 하는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입을 열었다.

승봉도에는 약 15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민박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행을 계기로 승봉도에서 3년째 살고 있는 정씨와 섬 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5년 전부터 많은 섬들을 놀러 다녔지만 승봉도만큼 제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섬은 없었어요. 또 승봉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 색다른 아이템을 가지고 섬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정씨는 3년 전 두 자녀, 아내와 함께 승봉도에 들어왔고, 현재는 민박집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승봉도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자연환경이 깨끗하고 공기가 상쾌해요. 또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 다시마는 아주 신선해요. 무엇보다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물놀이나 상추 심기 같은 다양한 전원생활로 시간을 보내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해요."

특히 그는 자녀들에게 공부보다 행복한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원 등 교육서비스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녀 교육을 시키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전 아이들 행복을 우선시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도시 생활을 했던 그는 섬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말했다.

"음식 배달이 되지 않아서 만들어 먹어야 해요. 또 목욕탕 같은 편의시설도 부족해요. 특히 건축비가 내륙보다 3배 이상이 들어요."

그는 승봉도에서 미래에 대한 구상을 그리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복분자, 초코베리 농사를 짓고 펜션 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는 끝으로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귀농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지만 일단 부딪쳐보니 귀농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란 걸 알게 됐죠. 계획에만 몰두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다재다능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진희(인화여고 2)


/정리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