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자형 PVC 관' 매설 … 어린 개체까지 잡아 들여
'생태계 균형 유지 중요생물 … "조사 후 법적조치"
▲ 16일 오전 인천 중구 중산동 월촌 동산 인근 앞바다에 칠게잡이용 PVC관과 그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붉은 색 동그라미) /사진제공=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

인천 영종도 갯벌이 불법 칠게 포획으로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계기관의 단속에도 북·남측 해안에서 기승을 부리던 불법 칠게 잡이가 근절되지 않고, 북동측 갯벌에서마저 성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전 중구 중산동 월촌 동산 인근 앞바다에는 칠게를 잡을 때 쓰는 불법 어구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물이 빠진 터라 칠게를 마구 잡아들이는데 쓰는 PVC관과 그물이 1.5㎞ 구간에 즐비했다. 인근 중산3통 수문 앞 바닷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동안 불법 수산업자들은 U자형 PVC관을 갯벌에 묻어 칠게를 유인해 어린 칠게까지 잡았다. 칠게잡이용 PVC관은 싹쓸이 조업을 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허가하지 않는 불법 어구다.

또 해안가에는 폐선박과 폐컨테이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과 주민 등의 말을 종합하면, 칠게를 불법으로 잡는 업자들이 이 컨테이너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불법으로 포획한 칠게를 숨기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어구는 일주일전까지만 하더라도 없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 10일 이후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업자들은 어구를 1번 수거할 때마다 칠게 1t 가량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 영종도 갯벌에 방치한 불법 어구 등 해양쓰레기 41t을 수거했다. 이후 하늘바다해양경비안전센터가 영종도 일대를 돌며 순찰하자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이 갯벌에서 또다시 불법 포획을 하고 있다고 감시단은 추정했다.

칠게는 어류와 물새의 먹이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저서생물이다. 특히 갯벌에 직경 1㎝ 정도의 구멍을 파고 서식하는 종으로 해양환경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홍소산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장은 "월촌 동산 앞바다는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이 점을 악용해 최근 불법 어구를 설치한 것 같다"며 "불법 포획을 막으려면 컨테이너와 설치된 어구를 하루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직원이 먼저 현장에 나가 불법 어구 등 현 상황을 조사하겠다"며 "구청 관할구역인지를 확인한 다음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고발이나 행정대집행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도 "꾸준하게 순찰을 하고 있는데 올해 불법 포획 현장을 적발한 일은 없었다"며 "현장 점검을 해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