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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주가 검찰의 전방위적인 비자금 의혹 수사로 연일 맥을 못 추고 있다.

롯데그룹주 시가총액은 1조2천억원 이상이 증발한 13일에 이어 검찰이 주요 계열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한 14일에도 4천억원 넘게 줄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023530]은 전 거래일보다 3천원(1.42%) 내린 20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0만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작년 8월10일(20만4천500원)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가운데 검찰이 이날 오전 롯데건설·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롯데닷컴·코리아세븐 등 계열사 10여 곳을 비롯해 총 15곳을 압수수색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전날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탓에 실망감이 더해졌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 이후 연결 자회사의 신규 상장으로 롯데쇼핑의 지분가치가 재평가될 기회를 잃었다"며 롯데쇼핑에 대한 목표주가를 34만원에서 2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은 전날보다 7만3천원(3.93%) 내린 178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76만9천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롯데제과(-2.54%)도 장중 연중 최저가(18만7천5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롯데푸드[002270](-2.36%), 롯데정밀화학(-4.46%), 롯데손해보험[000400](-0.38%), 롯데케미칼[011170](-1.16%), 롯데하이마트[071840](-0.62%), 현대정보기술(-2.71%) 등 다른 계열사도 줄줄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상장 종목 9개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3조7천955억원으로 전 거래일(24조2천318억원)보다 4천363억원이 줄었다.

전날에는 롯데쇼핑(-5.38%), 롯데제과[004990](-5.97%)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그룹 시총이 무려 1조2천122억원 증발했다.

이로써 이틀간 롯데그룹 시총은 무려 1조6천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연구원은 "롯데그룹의 검찰 조사가 집중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상당 기간 미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그룹 총수 일가가 호텔롯데의 리조트사업 부분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배임 등 경영 비리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 수사는 ▲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횡령 의혹 ▲ 계열사 간 자산·자본거래 및 내부거래 과정의 배임 의혹 ▲ 그룹 및 총수 일가의 불법 부동산 거래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대대적 검찰 수사의 여파로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Axiall) 인수가 무산된 데 이어 수조원대의 해외 면세점과 호텔 인수 계획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