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각각 4개소의 면세품 인도장을 분산 운영하고 있으나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연일 이용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공간이 협소하고 면세품 수령 창구가 부족한 상태라 이용객들이 몰리는 첨두시간에는 시내면세점에서 결재까지 완료한 면세품을 수령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여객터미널 게이트·인도장 '면세품 재포장' 혼잡 극심
수익 늘리려 편의공간 줄여 매장임대 … 수용한계 넘어
시내면세점 본격화땐 상황 '악화' … 서비스 정비 절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4층 면세품 인도장과 탑승동, 출국장 게이트.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인도 받으려는 출국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출국객들은 항공기 탑승에 앞서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의 부피를 줄이고 재포장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비닐 포장지나 종이상자 등 각종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다. 가득이나 비좁은 공간에 재포장 등을 하려는 출국객들이 몰리고, 쓰레기가 쌓이면서 면세품 인도장은 도떼기시장이 돼 버렸다.

출발편 항공기가 몰리는 시간대 여객터미널 출국 게이트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쓰레기가 넘치고 혼잡이 극에 달한다. 비성수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때에도 인천공항은 면세품 포장지 등의 쓰레기가 여객터미널 편의시설에 넘치고 있다.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 경쟁에서 11년 연속으로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공항의 현실이다.

세계적인 공항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 인천공항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인천공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4층 환승객 편의시설과 연결된 통로에서 중국인들이 면세품을 재포장하거나 가방에 옮겨 담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인천공항공사가 운영분야 서비스에 한계를 드러냈고, 포화 상태에 대비한 쓰레기 처리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의 이런 모습은 임대료 수익을 위해 이용객들의 출국대기 등 편의공간까지 매장 면적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장 면적은 1기에 8715㎡에서 2기에는 탑승동 포함 1만3311㎡로 증가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및 면세점 리모델링 공사에도 총 1조9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 세계 공항 면세점 중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인천공항공사는 2015년 면세점 임대료 수익으로만 6300억원을 올린 바 있다.

▲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이용객들이 면세품의 부피를 줄이려는 재포장 과정에서 발생한 비닐 및 종이상자가 쓰레기가 넘치고 있다. 재포장을 위한 창구나 공간이 없는 탓에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번 3기 면세점 사업에서도 매장은 1만7394㎡로 대폭 늘어난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에만 8000억원에 육박하는 임대료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해 면세품 재포장 공간 조성 등 인천공항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는 인색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은 한국면세점협회가 여객동과 탑승동에 각각 2개소(총 4개)를 운영하고 있으나 공간이 비좁고 면세품 수령 창구도 부족하다.

면세품 인도장을 여객동과 탑승동으로 분산했지만 여전히 수용능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추가로 여객동과 탑승동에 2개소 개설될 예정이나, 재포장 공간은 아예 없고 앞으로 개점하는 시내면세점의 이용객 증가치를 고려하면 면세품 인도장 혼잡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이용객들 대부분이 면세품 인도장과 통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간만 확보되면 자리를 차지하고 포장지를 벗기는 실정이다.

상품포장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면세점협회가 환경미화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용객들이 배출하는 쓰레기 처리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 대만, 홍콩, 일본인 관광객들이 면세품 인도장과 인접한 국적항공사 라운지의 출입구 앞을 가로막고 앉아 포장지를 벗기는 작업을 벌여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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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4층 면세품 인도장은 상당수의 중국인 이용객들이 통로에서 면세품을 재포장하는 작업을 벌여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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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4층 환승객 편의시설과 연결된 통로에서 중국인들이 면세품을 재포장하거나 가방에 옮겨 담고 있다.

중국계 승객들의 경우 구입한 면세품을 들고 기내로 들어가려다 항공사 직원들과 언성을 높이거나 다툼을 벌이는 상황도 자주 일어난다. 라운지 안에서도 면세품 포장지 등 쓰레기가 버려져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의 수용능력이 한계인 상황에서 신규 시내면세점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 상황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약 5000만명으로 여객은 매년 약 10%씩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명성에 걸맞게 인천공항공사가 이용객들을 위해 서비스 정비와 인프라 확충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