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삼성전자의 모바일 하드웨어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고의 VR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해 "VR는 가장 사회적인 플랫폼이다. 그리고 다음 플랫폼은 VR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샤오미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받고있고,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업의 정체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삼성전자와 기어 VR를 개발한 데이어 협력 범위를 넓혀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는 "11살에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우면서 2D를 사용했다"며 "그때부터 VR를 상상했는데,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의 파트너십 덕분에 이제 저렴한 가격으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불과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텍스트로 공유했고, 최근까지 사진으로 공유했다"며 "조만간 우리 모두는 마치 함께 있는 것 같은 VR로 경험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나는 내 딸이 첫 걸음을 내딛을 때 360도 VR로 촬영할 수 있다"며 "과거 육아일기를 적거나 사진을 남기거나 동영상을 찍었던 것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지금은 VR가 주로 게임이나 오락에 사용되지만, 나중에는 우리의 생활·작업·소통방식 모두를 바꿀 수 있다"며 "그래서 페이스북이 이처럼 일찍 VR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최근 내부적으로 소셜 앱스와 VR 개발을 위한 팀을 구성했다"며 "이른 시일 안애 모든 사람이 VR 콘텐츠로 생중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기어 VR를 99달러로 저렴하게 만들었다"며 "이제 오큘러스 스토어에서는 200종 이상의 기어 VR용 게임을 구할 수 있고, 기어 VR를 통해 100만 시간 이상의 360도 동영상이 시청됐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오후 7시50분부터 10분 가까이 열정적인 목소리로 연설을 했다. 그의 깜짝 등장에 행사장은 탄성으로 가득 찼고 일부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기도 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2013년 6월과 2014년 10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두 차례 면담하고 VR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삼성전자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