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등의 여파로 지난해 러시아산 보드카 수출이 40% 이상 줄어 최근 10년간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연방주류시장연구센터와 관세 자료에서 집계된 지난해 러시아의 보드카 수출량은 4천350만ℓ로 전년 대비 42% 급감했다.

이 같은 수출량은 2005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보드카와 다른 종류 술을 합친 전체 증류주 수출량도 지난해 1억1천190만ℓ로 역시 전년도의 1억8천710만ℓ보다 40.2% 줄었다. 

러시아의 보드카 수출은 세계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감소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70% 가까이 줄어 가장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러시아산 보드카가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영국으로 나타났으며, 독일과 라트비아, 미국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러시아 주류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을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수출량 감소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그 여파로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바딤 드로비 연방주류시장연구센터 소장은 전했다. 

그는 "보드카가 직접적인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지정학적 요인이 수출량 감소의 원인으로 파악된다"면서 "많은 보드카 제조사들이 수출시장에서 제품 유통과 판촉 활동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