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프라 시장 놓고 격돌…ADB 통한 영향력 행사도 도모


일본 정부는 중국 주도로 이뤄진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지난 16일 공식 운영에 들어간 데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AIIB에 의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를 것으로 보고 엔차관을 무기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의 인프라 경쟁에 나선다는 생각이다.

앞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지난해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이 AIIB 참가를 결정했을 때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경제적 영향력 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게 제기됐다.

그러나 AIIB의 운영 등이 구체화되면 될수록 중국 주도라는 성격이 분명해지자 일본 정부는 불참 쪽으로 방향을 굳히고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해왔다.

일본측이 AIIB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은 연간 8천억달러(약 972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요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 인프라 수주를 놓고중국과 계속 경쟁하고 있다.

일본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고속철도사업에서 중국에 패하자 일본 경제계에서는 AIIB 발족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아시아의 인프라 정비에 엔차관 방식으로 약 1천100억달러(약 134조원)를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엔차관 요건도 완화해 엔차관 신청에서 실행까지 걸리던 시간도 종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미일이 운영을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AIIB에 협조융자를 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AIIB에 대한 ADB의 협조 융자 규모가 많으면 많을수록 AIIB나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도 커질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