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회원국 300개 기업 조사…애플·아마존·MS 포함


유럽연합(EU)이 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탈세 조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2014년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정부가 다국적기업에 부당한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내 다국적기업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다국적기업과 불법적인 세금 감면 계약을 맺어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 EU는 이를 EU 경쟁규정 위반으로 보고 강력한 제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14년 10월 세계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 유럽본사와 룩셈부르크 정부 사이의 법인세 특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11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다국적기업과 룩셈부르크 조세 당국 간 비밀거래를 통한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하자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다국적기업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했다.

EU는 2014년 9월 아일랜드 세무당국이 세금공제 명목으로 애플의 법인세 납부액을 낮춰 줬다는 내용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가 스타벅스에 대해 세금 특혜를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EU는 현재 23개 EU 회원국에 법인을 둔 다국적기업의 세금 계약 300건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경쟁당국은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네덜란드에 이어 지난해 2월부터 벨기에 정부의 부당 세금 감면을 조사했다.

EU 집행위는 11일 벨기에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준 것은 불법적인 국가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벨기에 당국에 해당 기업으로부터 7억 유로(약 9천180억원)에 달하는 감면액을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벨기에 세무당국은 AB 인베브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 35개 다국적기업에 대해 선별적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했다고 전하고 이는 EU의 경쟁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스타벅스와 피아트에 각각 3천만 유로(약 390억원)에 달하는 불법적인 세금 혜택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EU 집행위는 네덜란드 정부가 스타벅스에, 룩셈부르크 정부가 피아트에 제공한 세금 혜택은 불법적인 국가보조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양국 정부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2천만∼3천만 유로를 회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EU는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식품회사 크라프트, 제약회사 화이자 및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간 세금 계약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12월에는 맥도날드가 룩셈부르크 정부로부터 부당한 세금 혜택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

EU는 다국적기업 탈세 조사 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애플, 아마존, MS 등 거대 기업에 대한 조사는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혐의가 확정돼 EU가 제재에 나설 경우 추징금 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EU는 국가가 기업에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을 경쟁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과거 10년 동안 이뤄진 기업에 대한 불법 보조금을 회수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