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4일 새해 첫 거래일부터 서킷 브레이커(일시매매 정지)가 두 차례 발동돼 장이 한 시간 반 앞서 마감되는 등 공황 장세를 연출한 가운데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조치 해제 등으로 슬럼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날 오후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CSI3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 이상하락해 서킷 브레이커 발동 후 낙폭을 재차 확대해 7% 이상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5일 전문가 말을 인용, 8일로 예정된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조치 해제가 대대적인 매도 주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투자가들이 지나치게 우려하는데다 서킷 브레이커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작년 6월 중순 이후 상하이·선전 증시가 3주간 30% 급락하자 7월 8일부터 6개월간 A주(내국인 전용주식) 상장기업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와 기업 경영진, 임원의 지분 매각을 금지(이하 7.8조치)했다.

첸치민(錢啓敏) 선완훙위안(申万宏源)증권 선임 분석가는 4일 투자가들이 7.8조치 해제가 임박했다고 판단해 신중해지거나 8일 이후 대주주들이 대거 매도에 나설 것을 우려해 선제적 매도세에 가담, 폭락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뉴스 포털 텅쉰차이징(騰訊財經)도 7.8조치 해제가 증시를 위협하는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서킷 브레이커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시나재경망은 중융(中融)기금 보고서를 인용, 서킷 브레이커 발동 요건(상하 5%및 7% 등락)의 5%와 7% 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거래를 일시적 또는 (마감 시까지) 중단하는 등 2단계로 운용하려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 제도가 일단 발동되면 오히려 불안 심리를 자극해 공황사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투자가들은 매도 시기를 놓칠까 우려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있다는 것이다.

상하이 위안푸(元浦)인베스트먼트의 장치앙 회장은 15분간 일시 정지 후 거래가재개되면서 낙폭이 커진 점을 예로 들었다.

선전 잉다(英大)증권의 리다샤오 분석가는 상장사 대주주들이 7.8 조치 해제 후의 주식 매각 여부를 공개하고 정부도 서킷 브레이커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등 증시 안정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분석가는 A주 종목은 머지않아 반등할 수 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3천 포인트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번 사태가 작년 6월의 대폭락 사태처럼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하이 둥팡(東方)증권의 샤오 위(邵宇) 수석경제분석가는 "해외 시장에서는 일시매매 정지 제도가 변동성이 심한 시장을 진정시키는 등 효과를 봤으나 중국에서도같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증시의 변동성을 고려해볼 때 서킷 브레이커 발동 요건인 상하 5% 등락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며 기준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