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남방 간 제3의 식량운송 통로 뚫렸다" 의미 부여


중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북한 나진항을 통해 남방지역으로 식량·목재 등을 운송하기 시작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운항업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식량 600t이 훈춘을 경유하는 '바닷길'을 통해 상하이(上海)로 운송됐다.

통신은 "이는 철도를 이용한 직접운송 방식과 철도-선박, 도로-선박을 활용한 연계운송 방식 이외에 남북지역을 잇는 제3의 식량운송 통로가 뚫렸다는 것을 뜻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전체 식량생산량은 6억 2천100만t으로 그 중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과 네이멍구(內蒙古)가 1억 4천800만t을 생산했다.

특히 동북 3성은 중국에서 5개밖에 안 되는 식량 반출이 가능한 성(省)에 모두 포함돼 있어 이 지역의 식량을 효율적으로 운송할 방법을 찾는 것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지린성 식량국 관리통제처 왕타오(王濤) 처장은 "훈춘이 '차출항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진출)를 통해 식량을 운송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그 의의가 중대하다"며 "제3의 식량운송 통로의 미래는 매우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훈춘에서 100㎞도 떨어져 있지 않은 나선항이 '차출항해', '내무외운'(內貿外運·국내상품을 외국을 통해 운송)을 현지 물류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며 "2010년 (나진항을 통한) 운송물품은 석탄에 불과했지만,지난해부터는 식량, 목재, 광석분말로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동해출구' 구축에 공을 들여온 중국은 이미 2000년대 후반 북한당국으로부터 나진항과 청진항 부두의 초장기(30∼50년) 사용권을 확보했다.

한동안 중국 내 석탄 가격 하락, 항구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 등으로 이들 항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북한항구를 이용한 '차출항해' 전략은 점점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중국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동해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북극해 항로 개척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나진항 등 북한 항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항은 함경북도 나선시 동남쪽에 위치한 북한의 국제항구로, 유라시아 교통물류 네트워크의 허브에 위치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정부도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 사업의 일환으로 나진항을 통한 백두산 생수 운송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달 7일 우리 기업이 백두산 근처에서 생산한 생수가 이 항구를 거쳐 부산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