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상차림은 상에 오른 찬 수를 꼽을 수 없이 많다는 것에서부터 우선 놀랍다. 맛에서야 이보다 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지역내 소문난 한정식집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정통한정식과, 한가지 더해 우리 풍류를 제대로 향유할 수 있는 곳을 내건 집이 있다. 지난해 11월 인천 간석오거리 옛 경복예식장 빌딩에서 문을 연 "코리아나 민속관"(대표·도영호·53·☎442-0505, 433-7766).

 서울 강남에서 10여년 외식업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한 명소"를 열어보겠다는 의욕을 옮긴이는 도영호씨. “어떤 집을 꾸밀까 구상하던중 대학로에서 발견한 한정식집이 인상깊었습니다. 식당 한켠에 꾸며진 무대에서 국악공연이 펼쳐지는 집이었는데 의외로 젊은 층들이 많았습니다.” 더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한식을 즐기면서, 걸맞는 우리의 풍류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낙점지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왼쪽엔 헛간, 오른쪽엔 외양간이, 영락없는 옛 어느 양반집이다. □(미음)자형 집안에는 사방을 둘러 방을 마련했다. 중앙 마당은 정자로 배치, 공연무대도 이곳에 꾸며놓았다. 공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방문 전체가 열리는 여닫이문을 단 것에서부터 처마마다 기와를 올린 양하며, 천정의 전등이 눈에 안 띄도록 창호지로 막은 양하며, 인테리어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다음은 국악공연. “제대로된 공연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무형문화재 이수자급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전속 예술단을 만들었지요. 명창과 무용단 기악 연주자들이 매일 저녁 꾸미는 무대입니다.” 소개하는 주인장 목소리에 자부심이 실린다.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별관에 마련된 "민속품 전시관". 반세기전쯤 농가에서 사용하던 농기구와 생활도구로 온통 채워져 있다. 곡식 쭉정이를 가려내는 홀테, 낟알을 터는 풍구, 논바닥을 고르는 싸레, 가마니틀과 베틀 등 족히 200여점이 넘을 듯 싶다.

 맛 얘기를 묻자 끝도 없이 이어진다. “코스요리로는 매·란·국·죽 교자상을 준비했습니다. 코스마다 기본 찬 이외에 18~20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지요. 국내 최고의 주방장이 만드는 음식임에야 맛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있겠습니까. 목표요, 당연히 인천을 대표하는 한정식집이지요.”

〈김경수기자〉 ks@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