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새벽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동쪽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 사자자리 유성우(Leonids)는 화려한 별똥별을 쏟아내며 「유성우의 왕」임을 유감없이 자랑했다.

 17일 오후 9시쯤부터 천문우주기획(대표/이태형)이 마련한 「아마겟돈과 함께 하는 98별똥별 축제가 열린 이천 덕평수련원은 행사에 참여한 아마추어 천문가 등 1천5백여명과 신문^방송 등 언론사 취재진, 수백대의 버스, 승용차로 밤새 북새통을 이뤘다.

 별똥별 축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표정에는 추운 날씨와 간간이 모습을 보인 구름 때문에 행여 별똥별을 보지 못할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들의 걱정은 사자자리가 하늘에 모습을 드러내기 1시간 정도 전인 자정께부터 별똥별이 하나둘씩 떨어지면서 금새 환호성으로 변했다.

 특히 18일 새벽 1시쯤 사자자리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할 무렵에는 간헐적으로 보이던 별똥별 가운데 커다란 불덩이(火球/fireball) 하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하늘을 가르며 지나가 지켜보던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사람들은 별똥별이 뜸해진 시간에는 최근 한국으로는 처음으로 소행성(1998 SG5)을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가 이태형씨의 안내에 따라 겨울 하늘의 여러가지 별자리를 찾으며 추위를 녹였다.

 그러나 새벽 2시쯤부터 동이 틀 무렵까지는 몇초에서 몇십초 사이에 별똥별이 하나씩 떨어지는 장관이 여러차례 연출돼 동쪽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날 1천5백여명이 모여서 유성우를 지켜본 덕평수련원 운동장에서는 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이를 본 사람들의 환호성과 미처 보지 못한 사람들의 아쉬움 섞인 탄식이 새벽녘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천문학자와 아마추어 천문가들은 시간당 정확히 몇개의 별똥별이 떨어졌는지는 관측자료를 검토해봐야 알겠지만 이번 유성우가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것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