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혼여성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업주부들. 그들에게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욕구는 누구보다도 크지만 그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인천문화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인천시민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업주부들의 문화 욕구는 두드러지나 1년에 한번이라도 공연장에 가는 사람은 3% 미만인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서 가장 낮고 무직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여가시간에 하고 싶은 일로서 남성들은 여행과 운동을 꼽은 반면 취미활동과 예술활동에 대한 욕구는 저조했다. 반면에 여성들은 전반적으로 취미활동, 예술활동, 여행에 대한 욕구가 압도적이다. 나아가 전업주부는 남성 평균의 5배, 여성들 가운데 가장 욕구를 많이 가진 집단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여성들은 어릴 때 남성보다 예술관련 교육을 많이 받았으면서도 성인이 되어 활용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홍보의 부족(20%)이 크게 지적되었는데 여성들이 정보유통의 통로가 되는 신문, 뉴스, 컴퓨터 등을 접하는 비율이 아주 저조하고 지역중심의 매체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결과에 따르면 전업주부들은 직업을 불문하고 독서를 가장 많이 하는 등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성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이런 부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여성단체들은 많지만 홍보와 재정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문화적 욕구를 표현하고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잠자고 있는 여성들의 문화적 역량의 발휘가 지역을 풍요로운 삶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실태조사에서 읽을 수 있다.

〈박인혜·인천여성의 전화〉 iwhl@now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