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5일 오후 7시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3동 "카페떼아뜨르 규호"(연극전용 카페).

 이곳을 운영하는 부부 마임이스트 최규호, 박상숙씨의 표정은 꽤나 심각해 보였다. 일본의 마임배우를 초청, 공연을 시작한지 일주일.

 첫 날은 두 부부를 아는 사람들이 찾아와 그런대로 좌석이 찼단다. 그 이후부터는 찾아오는 이들이 없어 공연이 중단될 위기를 맞은 것이다. 초청 경비만 수백만원이 들었다고 하는 일본 마임이스트 "J"라는 사람의 댄스마임 공연. 이날은 J마저도 힘이 없어 보였다.

 최씨 부부는 현재 아동극을 하는 극장을 제외하고는 인천에서 유일한 소극장 "돌체"를 20여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인천 연극의 "지킴이". 그런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것은 "관객 없는 공간"이다.

 오히려 80년대와 90년대 초가 민간 주도의 문화 공간들이 지금보다 더욱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둘씩 문을 닫아 점차 씨가 말라가는 참담한 현실이다.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지만 "인천"이란 지역 현실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인천문화가 어떻고"하는 대학의 교수를 비롯한 이른바 지역의 여론주도층이 인천의 공연장, 갤러리를 찾는 일이 일년에 몇 번이나 될까?

 인천에서 벌어지는 공연이나 전시 등 예술 활동들이 수준 이하인 것만은 아니다.

 너무도 훌륭한 잔치가 펼쳐져도 쓸쓸하게 막을 내리는 경우가 잦다. 마임 공연 대신 텅빈 좌석을 앞에 하고 색소폰 연주를 하는 이날 최규호씨의 모습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

〈유봉희·인천문화엔젤클럽〉 dainart@orgio.net